그라시아스합창단의 크리스마스 칸타타 US투어

20개 도시, 13,700km 순회공연 낮 12시, 공연장에 들어서면 무대, 음향, 조명, 영상, 의상 등 분야별 스태프들의 준비로 분주하다. 핀 마이크 상태, 음향, 조명 각도, 스크린 각도 등 세세한 부분에 체크를 하고 나면 합창단은 파트별 연습과 리허설 준비로 공연을 맞는다.

 
 
공연이 끝나고 철수하면 밤 10시. 그라시아스 단원들이 숙소로 이동하면 10시 30분. 솔페지오 공부와 칸타타를 위한 스트레칭을 하고 나면 11시 반. 그 이후 취침한 후 새벽 4시 20분이면 다른 도시로 출발해야 한다. (스태프들은 밤새 무대를 철수시킨다.) 그라시아스 단원들은 차 안에서 불편한 쪽잠을 청하고 아침 8시면 휴게소에 들러 아침 식사를 한다. 12시에 공연장에 도착해 방송장비를 점검하고 리허설을 하면서 7시 저녁 칸타타를 준비한다. 이미 1년 동안 전 세계를 다니며 음악으로 사람들을 치유하고 행복을 전하는 그들 또한 관객들과 호흡하며 벅찬 감격에 행복해한다.  
 
 
 

그라시아스의 크리스마스 칸타타
최혜미(소프라노)  매일 다른 도시에서 공연을 하면 할수록 더 좋고 새로워요. 그 중 하나를 고르자면 저는 첫 도시 LA가 떠오릅니다. 태도가 비뚤고 부모님 말씀을 잘 듣지 않는 한 아이가 부모님과 칸타타 공연을 보러 왔어요. 그런데 이 아이가 2막에서 큰 충격을 받았대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빠에게 처음으로 “아빠, 감사합니다.” 하고 말했고, 그후 아이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해요. 이런 비하인드스토리를 들을 때마다 굉장히 보람되고 행복해요. 사람들이 공연장에 들어섰을 땐 무표정이었다가 공연을 보는 동안 어느 샌가 얼굴에 미소가 번져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신기한 것은 처음과 같은 표정을 짓는 분을 본 적이 없어요!

우태직(테너)  처음에는 공연을 잘 치르고 잘해야겠다는 생각만 가득했어요. 그러다 마음을 비우게 됐죠. 음악에 대해 순수하고 열정적인 미국 관객들을 대하며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 그분들의 사랑을 느끼면서 오히려 배우게 됐고 그런 에너지로 공연을 더욱 잘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박준희(바이올리니스트)  3막 헨델의 <메시아>입니다. 곡 전체가 예수님의 탄생의 ‘기쁨’과 ‘영광’을 나타내죠. 연주자의 입장에서 매번 같은 곡을 연주하는 것 같지만 연주할 때마다 새롭고, 음악이 살아서 마음에 요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답니다. 특히 미국 관객들이 <메시아>를 사랑한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할렐루야>를 연주할 때는 관중 전원이 기립하여 연주자와 하나가 되고 음악 안에 흐르는 영감을 같이 공유하는 것 같아요.

 
 

오바울(바리톤)  남녀노소 국적을 불문하고 칸타타 공연에는 쉽게 오실 수 있어요. 한자리에 7천
명이 모일 수 있는 음악의 힘이 놀랍습니다. 미국 전역에 크리스마스 칸타타가 울러 퍼져 상처 입은 사람들이, 괴로움에 가득 찬 사람들이 상처를 씻고 마음에 힘을 얻었다며 행복해하시는 것을 볼 때마다 박수를 받을 때보다 더 기쁩니다. 커튼 뒤에서 사람들의 숨소리에 귀 기울이고 가끔씩 커튼을 빼꼼히 열어보며 관객들의 얼굴을 관찰하는 게 저의 낙이죠~    

취재 | 김은우 글로벌 리포터 
자료사진 |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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