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stern Europe_내 인생의 꿈을 만난 대륙에서! (2)

 
 

#1. 공연 무대 설치 (2013.2~2013.5)
무릎 깊이만큼 눈이 내렸던 2월. 한국에서 온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할 일이 태산같이 쌓여 있었다. 당장 5월에 굿뉴스코 영국지부에서 공연될 굿뉴스코 공연 무대를 만드는 일이 급선무! 시차 때문에 졸음이 쏟아졌지만 온종일 페인트칠을 하고 스티로폼 조형물을 다듬었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던 나는 행여 실수라도 할까 봐 주변의 눈치를 많이 봤다. 실수를 저지른 날이면 온종일 우울해하며 나 자신을 자책했다.

#2. 무일푼, 배낭여행 (2013.7.26~8.6)
독일은 대부분의 생활 문화가 개방적이며 자연 친화적이다. 여행 또한 히치하이킹 hitchhiking이 대중적이다. 실제 아우토반 휴게소에선 큰 종이에 목적지를 적어 들고 서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온라인에서도 관련 모집 공고를 언제든 볼 수 있다. 독일어가 조금씩 익숙해지던 여름, 나는 다른 단원들과 무전여행으로 괴팅겐 주변 도시들을 여행했다. 순간순간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자유롭게 서로를 소개하며 소통했다. 마음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지, 깊이 절감했다.  

▲ 왼쪽: 함부르크 시청 청사 앞에서. 신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것으로 유명하다. 오른쪽: 무대에 쓸 소품과 건물모형을 만드느라 분주한 모습.
▲ 왼쪽: 함부르크 시청 청사 앞에서. 신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것으로 유명하다. 오른쪽: 무대에 쓸 소품과 건물모형을 만드느라 분주한 모습.

#3. 독일 대학생들과의 만남 (2013.2~2014.1)
화장기 없는 얼굴의 여학생들, 갖가지 짐들로 불룩한 배낭 가방, 전공서적을 가득 실은 자전거…. 독일 대학교는 한국과 달리, 학업에 열정을 가진 학생들만 입학한다. 도서관에서도 학생들이 항시 인기척도 나지 않을 만큼 열심히 공부한다. 놀라운 것은 이들 모두 분명한 진로를 두고 자신의 길을 닦고 있다는 점! 괴팅겐대학교에서 만난 한 남학생은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활동하는 무역가가 되기 위해 어려서부터 아시아를 자주 방문했다고도 했다.
그 모습 앞에서 한국에서 살았던 나 자신을 되돌아봤다. 나는 큐레이터라는 꿈을 간직하고 살면서도 큐레이터가 되기 위해 요구되는 높은 스펙과 거친 노동강도, 적은 급여를 걱정해 일찌감치 체념하고 있었다. 조건 좋은 직업만을 염두해 놓은 채,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방황을 많이 했다. 동기들과 각종 행사 무대를 꾸미며 가슴 속 깊이 간직했던 ‘큐레이터’의 꿈과 다시 마주할 수 있었다. 해외봉사로 익힌 도전정신으로 ‘더는 피하지 말자! 역경도 당당히 극복하자!’고 다짐했다.

글 | 최선주(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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