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을 수상한 미국 작가 ‘윌리엄 포크너’의 단편 소설 는 남북전쟁 이후의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남부는 산업이 발달한 북부와 달리 커다란 농장을 가진 대지주 중심의 사회가 깊이 뿌리내린 곳으로, 전쟁 이후에도 흑인에 대한 인종 차별이나 지주와 소작농 간의 계층 갈등과 같은 어둑한 그림자가 여전했다.소설의 주인공은 남부 지역에서 소작농으로 살고 있는 한 백인 가족이다. 아버지 스놉스 애브너, 어머니, 큰아들, 두 딸, 그리고 막내아들 사티. 이 여섯 식구의 삶이 막내아들 사티의 시각으로 서술되는데
Book Therapy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대표적인 희극 작품 중 하나인 ‘베니스의 상인’은 16세기 유럽, 그 중에서도 상인들로 붐볐던 이탈리아의 베니스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희극은 베니스의 거상巨商인 안토니오에게 그의 친구 바사니오가 찾아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가난한 상인인 바사니오는 벨몬트에 살고 있는 거부 상속인인 포셔에게 청혼하기 위해 안토니오에게 큰돈을 빌려 달라고 부탁한다. 외국으로 보낸 상선에 전 재산을 투자한 안토니오는 고민 끝에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을 찾아간다. 샤일록은 평소 자신을 혐오하고 자신의 옷
2021.9.8.수영감이랑 학교 가는 길에 즐거운 구경을 했다.매일같이 지나가던 길에 있는 식당 하나.그 간판에 적힌 ‘오징어’라는 글자를 처음 읽었다.“영감! 여기에 이런 게 적혀 있었네요~.”그 옆에 보니 ‘고기’라는 글자도 보인다.학교 가는 길에 가만가만 멈춰 서서한 글자 한 글자 읽는 재미에 빠져하마터면 지각할 뻔했다. 올해 70살이 된 나는 4개월 전 ‘성문 문해 학교’에 입학했다. 어릴 적엔 어머니 아버지가 안 계셔서, 커서는 일하느라, 결혼한 후에는 아이들 키우느라 못 배웠던 글을 이제 학교에서 한 글자
Book Therapy날씨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가든파티가 있는 날이다. 정원의 잔디 이파리들이 반짝거리고, 아름다운 장미가 수백 송이 피어났다. 파티를 위해 천막이 쳐지고, 슈크림 빵과 케이크 등 음식 준비도 한창이다. 파티를 준비하는 가족 모두 한껏 들떠 노래를 부른다. 그런데 그때 아랫마을에 사는 젊은 마차꾼 스콧이 말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그는 로라의 집 아래쪽 담장 밖에 있는 작고 초라한 오두막집에서 아내와 다섯 명의 어린 자녀와 살고 있었다. 로라의 엄마는 가족들에게 상스런 말투와 병이 옮는다는 이유
1년 전에 군에서 제대한 신OO 씨(28)는 상담병으로 복무하면서 경험한 이야기들을 엮어 출간을 앞두고 있다. 직장인이자 세 아이의 엄마인 김OO 씨(41)는 시어머니와 함께 아이를 기르면서 느낀 점들을 책으로 내기 위해 원고를 쓰고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보여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아졌고, 이에 맞추어 독립 출판물이 성행하고 있다. 책 쓰기가 하나의 사회적 흐름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책은 왜 쓰는지? 무엇을 쓰면 좋은지? 책을 쓰려면 어떤 것부터 해야 하는지?’ 사람들에게 책 쓰기를 권한다는 기자 출신
오늘은 특별히 오후 반차를 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새로 산 옷으로 갈아입고, 크로스백을 어깨에 멨다. 여름 방학이 시작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인턴 생활을 하고 있던 나에겐 큰 의미가 없었다. 방학을 맞아 자유로운 시간을 만끽하고 있는 친구들의 SNS 사진들을 보며 부러워만 하던 나는, 어느 평일의 오후 일과를 비우고 친구와 함께 하루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언젠가 여행 잡지에서 이런 문장을 읽은 적이 있다. “여행이란 결국, 평소 가지 않았던 곳을 찾아가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는 과정이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으나, 나는
최근 SNS를 기반으로 함께 뛰는 사람들이 늘었다. 인스타그램 같은 온라인 공간에 달리기 일정을 올리면 댓글이 달리고, 같은 장소에 모여 뛰기 시작한다. 이렇게 정기적으로 달리기를 하는 모임인 러닝 크루Running crew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달리기를 더 즐겁게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7월, 달리기를 좋아하는 96년생들의 모임 ‘96러너스’에서 김민기, 장은서, 최승민 씨를 만났다. 그들이 만끽하는 달리기의 즐거움을 전한다. 달리기를 시작한 이유가 있을까요?민기 군 제대 후
은 19세기 프랑스 신교도 집안에서 태어난 ‘알리사’와 ‘제롬’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소설로,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게 되고 그럼에도 함께하지 못하는 과정을 제롬의 시점에서 묘사했다.제롬은 열두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파리에서 어머니와 함께 산다. 남편을 잃은 어머니는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자란 제롬은 조숙했다. 그가 열네 살이던 해의 초여름, 제롬은 퐁괴즈마에 있는 삼촌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곳에서 세 명의 사촌 알리사, 쥘리에트, 로베르를 만나고, 제롬은 그 가운데 조용하고 진지한 알리사를 좋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조금만 움직이다 보면 벗어놓은 옷가지나 제자리에 두지 않은 학용품, 먹고 버려둔 과자 봉지 등으로 금방 주변이 지저분해진다. 깔끔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지내고 싶지만 큰마음을 먹어야 집안이 깨끗해질 것 같다. 하지만 정리정돈은 누구나 배우면 쉽게 잘할 수 있다고 한다. ‘국내 1호 정리 컨설턴트’에게 그 노하우를 배워보자.정리를 왜 해야 하는가?시험 전날 벼락치기를 하려는데 하필 그 수업 프린트물의 행방이 묘연할 때, 외출해야 하는데 갑자기 자동차 열쇠가 안 보이고, 돈을 줘야 하는데 지갑을 어디에
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을 수상한 펄 벅의 는 중국으로 이주한 작가의 견문을 토대로 중국인인 ‘왕룽’과 그 일가의 역사를 그린 작품이다.소설은 왕룽의 결혼식 날 이야기로 시작된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나이 많은 아버지와 단둘이 살며 홀로 농사를 짓던 왕룽은 황부잣집 하녀인 오란을 아내로 맞는다. 그녀는 몸이 튼튼하고 네모난 얼굴에 알 수 없는 슬픔이 깃든 성실하고 우직한 여자였다. 왕룽은 오란과 결혼한 후 자신의 삶이 호강스럽다고 느낀다. 매 끼니마다 식사가 준비되어 있고, 집안에 땔감이 넘치며, 시키지 않아도 소에게 여물을
2003년 12월 9일, 선교사인 부모님을 따라 생전 처음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내 나이 열네 살이었다. 목적지는 아프리카였는데, 마치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기분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아는 아프리카는 만화 라이온 킹에서 봤던 세렝게티 초원과 동물들과 자유롭게 어울려 노는 정글의 왕 타잔이 전부였기 때문에 ‘나도 타잔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며 나이지리아로 떠났다.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나이지리아의 라고스 공항에 도착했을 때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매연으로 가득 찬 뿌연 하늘은 내가 상상한 초원이나 정글과는
우리는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는 삶을 그리고, 거기 이르기 위해 노력하며 산다. 에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무명의 남자 시인을 만날 날을 고대하는 부인 ‘엘라’가 등장한다. 엘라에게 삶의 희망이었던 그가 죽자 엘라 역시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만다. 엘라의 삶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은 것은, 그가 말도 안 되는 꿈을 꾸었기 때문인 걸까?은 영국 작가 토마스 하디가 1893년에 발표한 단편 소설이다. 19세기 영국의 여자들은 경제활동을 거의 할 수 없었기에 결혼해야만 안정적인 미래를 확보할 수 있었
안도 다다오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 외에 다수의 권위 있는 상을 받았다. 유현준 건축가는 그를 근본과 본질에 다가선 ‘영’의 건축가라고 평한다. 그런 사람이라면, 건축 엘리트 코스를 밟았을 것 같지만, 안도는 젊은 시절 권투선수로 활동했고 독학으로 공부했다. 마치 링 위의 권투선수처럼 쓰러졌다 일어서기를 거듭한 안도 다다오의 건축 여정을 소개한다.코로나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긴장과 우울 속에서 나날을 보내고 있을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는 작품을 찾다가 안도 다다오의 건축이 떠올랐다. 화려한 성공담이라기보다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긴 요즘, 답답함과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싱그러운 식물을 집에서 키우면 한결 정서적, 심리적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식물의 초록 빛깔은 긴장감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식물을 친구로 삼으려니 온도 맞추기, 물주기 등 초보자에게 쉽지는 않다. 어떻게 하면 즐겁게 식물을 키울 수 있을지, 전문가의 도움말을 들어본다. 자연이 주는 가르침추운 겨울 길을 걷다 보면, 벌거벗은 가지 위에 쌓인 차디찬 눈과 세찬 바람에 맞서 우두커니 서 있는 나무를 볼 수 있다. 생명을
소설 는 제주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판사 ‘이영초롱’이 다시 제주도로 돌아가면서 시작된다. 그곳에는 어릴 적 단짝이었다가 오해로 멀어진 친구 복자가 있었다. 소설 같은 재회로 두 사람은 다시 화해할 수 있었을까.1999년, 초등학생 이영초롱은 부모님의 사업 실패로 서울에서 고모가 사는 제주도로 전학을 간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곳으로 간 영초롱은 어려서부터 ‘실패’의 쓰라림을 체득한다. ‘내가 여기서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던 영초롱. 그때 마음을 열고 먼저 손을 내민 친구가 복자였다.“나는 복자가 옆에 있는
찬바람이 몸을 절로 움츠러들게 만드는 겨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고, 이젠 정말 집밖으로 쉬이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차, 회사, 집… 세 곳만을 오가는 가운데 허리 통증, 등 결림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이는 단순히 운동 부족 때문일까? 먼저 우리 일상을 떠올려보자. 출퇴근길에 운전할 때, 회사에서 컴퓨터로 일할 때, 집에서 스마트폰을 하며 휴식을 취할 때에도 우리는 몸 앞쪽에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몸의 뒷근육보다 앞근육의 활동량이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 삶에 엄청난 변화를 가지고 왔으며,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와의 싸움 속에서 2021년 우리 삶과 경제의 모습은 어떻게 변할지 궁금하다. 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2021년 10대 트렌드 키워드’를 ‘카우보이 히어로 COWBOY HERO’로 선정했다. 광우처럼 날뛰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잡아내길 바라는 희망을 담은 올해의 사회 트렌드를 책을 통해 살펴본다. #1 V-노믹스 시대의 도래 『Coming of ‘V-nomics’』V-노
누구나 크든 작든 억울한 일을 당하고 오해를 받을 때가 있다. 그때 아무도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고, 결백을 증명할 길이 없다면 심정이 어떨까? 우리 삶의 단면을 그린 단편 소설 의 주인공 오슈꼬른 영감은 마을에서 도둑놈으로 오해를 받는다. 영감은 너무 억울해서 결백을 주장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만다. 진실을 밝힐 길이 없어서 고통스러웠을 그의 심정이 이해가지만,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다른 선택은 없었을까?’어느 장날, 오슈꼬른 영감은 장터로 가다가 땅에 떨어진 노끈 한 오라기를 발견한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고 있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즈오 이시구로’의 대표작 은 나직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소설에서 주인공 스티븐스는 6일간 여행을 하며 자신이 살아온 날들을 뒤돌아본다. 기억의 촛대 위에 하나하나 불을 켜고 간 사람들과 때늦은 재회를 하며 그는 말한다. “이제 와 무엇을 숨기리오.” 인생의 황혼녘에 떠난 낯선 여행길에서 그는 비로소 눈물을 쏟는다.스티븐스는 영국 달링턴 가문의 대저택을 35년간 관리해온 수석 집사다. 세월
사람은 작은 풀잎에도 아름다움을 느끼고, 쉼을 얻는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사람의 마음이 담긴 예술이 꽃 누르미 ‘압화’이다.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게 하는 ‘압화’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네잎클로버나 예쁜 나뭇잎을 책 사이에 끼워 편지지나 책갈피로 사용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처럼 꽃과 잎들의 아름다움을 오래도록 간직하고자 만들어진 꽃 예술이 바로 ‘압화押花’이다.‘꽃 누르미’라고도 불리는 압화는 꽃과 식물, 열매, 잎, 줄기, 과일, 채소 등을 물리적인 방법이나 인공적인 기술로 눌러 건조시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