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몸으로 익히는 수밖에 없다. 한번 터득했다고 그 실력이 유지되지 않는다. 몸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기억을 잃는다. 글 쓰는 법을 잘 익히고 글쓰기를 매일 하는 수밖에 없다. 비법은 없다.비문학적 글쓰기 공부를 일상화하기에 좋은 게 신문이다. 신문은 그날그날 새로운 뉴스를 담고 있어 읽기에 지루하지 않다. 늘 새로운 느낌으로 기사를 보고 흉내내면서 글쓰기 공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교재다. 신문은 기사가 상품이다. 모든 신문사는 쉽고 잘 읽히는 기사를 담으려 애쓴다. 그게 좋은 상품이기 때문이다.기사는 팩트를 가장 적확한
우리의 일상이 된 스마트폰 카메라사진은 순간을 포착해서 영원한 기록으로 남게 해주는 강력한 도구이다. 디지털 카메라가 나오기 전에 우리는 중요한 행사가 있거나 여행을 떠날 때 반드시 필름 카메라를 가지고 다녔다. 당시엔 사진을 제대로 잘 찍었는지 그 자리에서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필름을 현상해서 인화할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했다. 필름 값도 만만치 않아 촬영할 때 미리 생각을 하면서 셔터를 눌렀다. 또한 아무리 신중하게 찍었더라도 노출이나 구도가 잘못돼 나중에 사용하지 못하는 일도 종종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사람들 대부분이 스마트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우울감을 느끼고 때로 정신적으로 어려움도 겪는다. 과거에는 먹고사는 문제가 1순위라서, 지금처럼 정신적인 고통이나 문제들은 수면위로 잘 드러나지 않았다. 물질적인 환경은 이전보다 더 풍요로워지고 있지만, 우리의 마음은 점점 더 척박해지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아침 출근 시간에 ‘우울증 갤러리’에 대한 뉴스 방송을 들었다. 주로 청소년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인데, 누구나 접속해 우울 증세에 관해 대화를 하고 익명성이 보장되는 유해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이들은 선뜻 남에게 꺼내놓기 힘든 이야기를 자
십자군 전쟁, 1·2차 세계대전, 프랑스 시민혁명, 베트남전쟁,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최근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인류는 수많은 전쟁과 분쟁을 거쳐 왔고, 지금도 전쟁은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인간의 가장 오래된 행위가 ‘전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먼 옛날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 전쟁의 비극이다. 이번에는 전쟁화戰爭畵, 즉 전쟁 장면을 그린 그림들을 소개한다.‘전쟁화’라고 하면 제일 먼저 어떤 장면이 떠오르는가? 용맹한 장군의 자화상, 생생하고 참혹한 전투 장면, 전쟁에서 승리하여 기뻐하는 군인의 모습을 그
“사노라면 언젠가는 밝은 날도 오겠지. 흐린 날도 날이 새면 해가 뜨지 않더냐. (중략)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많은 사람들의 귀에 익숙한 노래 ‘사노라면’의 노랫말이다.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자신의 재주나 소유하고 있는 것들을 바탕으로 원하는 삶을 그리고, 우리가 그린 꿈이나 계획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간다. 우리가 그리는 행복에는, 특별히 염두에 두지 않지만 자연이 거저 주는 선물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햇빛과 달빛, 비와 바람, 산과 바다, 나무와 풀들, 맑은 공기, 예쁜 무지개 등 다 헤아리기도 어렵다.
《연필 하나로 가슴 뛰는 세계를 만나다》의 책 표지를 보며 나에게 ‘연필’이란 어떤 의미였는지 떠올려봤다. 학창 시절, 가장 효과적인 공부법이라고 추천되던 일명 깜지를 써내느라 항상 내 손은 연필 흑연의 새까만 때로 가득했다. 공부에 대한 압박감으로 손에서 놓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즐겨하지도 못했던 애증의 연필. 해방되고 싶은 공부라는 사슬, 학생의 신분으로서 감당해야 하는 지루하고 부담스런 일상의 한 상징이었던 연필.하지만 ‘연필 하나’가 지구 반대편에서는 새로운 세계를 ‘약속’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책의 저자 애덤 브라운은 말
강연 시작에 앞서 싱가포르의 한 호텔을 소개하려 합니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인데요. 싱가포르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로 세 개의 빌딩 위에 큰 배가 올려져 있는 모습입니다. 특이한 외관만큼 건축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세계 굴지의 건설 기업들도 이 호텔의 건축 시공 입찰을 포기할 정도였죠.그렇다면 이 건물을 누가 지었을까요? 그 주인공은 바로 한국기업인데요. 흔히 잘 알려진 삼성물산, 현대건설이 아닌 ‘쌍용건설’입니다. 이 기업은 국내 시장보다 해외로 눈을 돌려 세계 고급 건축 시장에서 큰 성공을 이루고 있는데요. 여러분
주周나라 문왕(기원전 1152~1056년)은 성이 희姬요, 이름은 창昌이다. 둘째 아들 희발姬發이 은나라를 무너뜨리고 주나라를 세운 군주가 되고 난 뒤, 아버지를 문왕文王으로 추숭하였다.* (추숭追崇 : 왕이 되지 못하고 죽은 왕족이나 왕의 조상에게 사후에 왕의 지위를 주는 것. 나라를 새로 세운 경우, 왕은 위로 4대를 왕으로 추존하는 것이 일반적인 예법이었다.)일명 ‘서백창西伯昌’이라고도 불리는 문왕은 중국 역사상 첫 번째 명군明君으로 평가받는다. 공자는 춘추시대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대周代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
정확하게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차를 타고 퇴근을 하면서, 한강공원에 내려 차에서 옷을 갈아입고 트렁크에 있던 운동화를 꺼내 신은 다음 무작정 반포대교에서 성수대교 방향으로 뛰었다. 공백기가 있었지만, 이때부터 꾸준히 조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몸 상태를 보기 위해서 5킬로미터를 몇 번 뛰었다가, 명절에 처가에 내려가서 새벽 바다를 보며 개운하게 뛰고 나니 8킬로미터가 나왔다. 이때부터 더도 덜도 아닌 8킬로미터를 틈틈이 뛰고 있다.처음 2킬로미터. 나는 보기에만 그런 게 아니라, 실제로 몸이 무겁다. 조깅을 한 지 10년이면 거
어느 날, 우리 교회의 한 성도에게서 전화가 왔다.“목사님, 언니가 미국에 사는데 암에 걸려서 상황이 좋지 않아요.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모여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논하고 돈을 모았어요. 그 돈을 저에게 주면서 이 돈으로 비행기표를 사서 미국의 언니에게 가서 음식도 만들어 주고 또 잘 돌보아 주고 한국으로 오라고 해서 제가 미국으로 가요.”나는 전화한 분에게 암 환자들의 마음 상태에 관하여 이야기해 주고, 언니에게 믿음과 소망의 이야기를 해주면 병이 훨씬 잘 나을 거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암환자인 그분이 절망에 빠지지 않게 하
1950년 6월 한국전쟁에 전 세계 16개국의 젊은 장병들이 유엔군의 이름으로 소중한 생명을 바쳤다. 그중 카리브 해에 위치한 섬 나라 푸에르토리코에서도 청년 군인들이 태평양을 건너와 이역만리 한반도 땅에서 사명을 다했다. 지난해, 그 나라에 가서 참전용사들에게 1년간 봉사하고 온 대한민국의 청년들을 서울 용산의 전쟁기념관에서 만났다.지난해 푸에르토리코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를 위해 활동하는 뉴스를 보았습니다.은수: 푸에르토리코는 한국전쟁에 61,000여 명이나 되는 많은 젊은이를 파병한 나라입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이 사실을 굿뉴스코
홍익대 건축학과 유현준 교수의 저서 네 권이 연속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 비결이 무엇인가?“구어체로 쓰기 때문인 것 같다. 구어체라서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간다. 손으로 쓰는 시대였다면 구어체로 쓰지 못했을 것이다. 컴퓨터가 있어서 구어체로 쓸 수 있었다. 학교에서도 선배 교수들이 ‘논문을 구어체로 썼다. 문어체로 쓰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문어체로 써야 하는 논문은 힘들다.” (규원, 발코니를 만들고 벤치에 앉자-구어체로 도시를 말하는 건축가, 21 WRITERS②, 한겨레21, 제 1405호 제1406호, 2022.3.28.,
같은 시간, 다른 느낌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시간이다. 그 ‘공평한’ 시간에 대해 사람들은 ‘시간이 없다, 부족하다.’라고 하면서 ‘시간은 곧 돈이다.’는 말도 자주 한다. 시간은 저축이 안 되고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급여 산정의 기준을 ‘시급’으로 하고 있으며 노동의 대가를 시간 단위로 환산하기에, 시간은 돈보다 더 중요하고 활용을 잘해야 한다.나이가 든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장수’이다. 오래 산다는 것의 의미를 나이를 많이 먹을 때까지 사는 것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지 생
지난 4월 2일 ‘세계 자폐인의 날’을 기념하여 푸에르토리코의 카타뇨 시에서 ‘자폐인의 날’ 행사가 열렸다. 행사 순서 중에 굿뉴스코 해외봉사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추은상 학생의 발표가 있었다. 어려서부터 자폐성 장애 스펙트럼의 하나에 속하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던 그가 강단에 서서 아직 서툰 스페인어로 또박또박 말했고, 그가 전한 희망의 메시지에 카타뇨 시장님 부부를 비롯해 참석한 자폐아와 부모들이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 감동 스토리를 본지의 독자들과 공유한다.발표자 추은상(배재대학교 3학년)Hola~ 안녕하세요. 저는 한
한동안 청소년들에게 ‘밸런스게임’이 유행했다. ‘여름에 에어컨 없이 지내기 vs 겨울에 히터 없이 지내기’처럼 고르기 힘든 두 조건을 임의로 만들어 놓고 조금이라도 내가 더 좋아하는 것을 고민해서 선택하게 하는 게임이다. 강의를 시작하기 전, 어색하고 딱딱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나도 꽤 자주 활용하곤 했다. 처음에는 밸런스게임에 재미난 상황을 주로 제시하다가, 마지막에는 강의에 오신 부모님의 의중이 궁금해서 난해한 질문을 드렸다. ‘내가 좀 희생을 하더라도 자녀가 행복하기를 바란다. vs 자녀 인생은 자녀의 것이고, 일단
숨쉬듯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은 없을까? 고민하고 있던 작년 이른 봄, 우연히 회사 동료가 점심시간에 맨발로 산책 나가는 것을 보고 호기심이 일었다. “왜 맨발걷기를 하십니까?” 하고 물으니 “건강에 좋다고 해서 요즘 하고 있어요.”라고 답하고 그는 뚜벅뚜벅 멀어져 갔다. 그 뒷모습이 신기하게 보여, 다음 날 동료를 따라나섰다. 식사 후 커피 한 잔으로 식곤증을 달래던 나는 처음으로 회사 정원을 가로질러 가까운 야산에 올랐다. 그것도 맨발로 말이다. 그날 이후, 일 년 넘게 이 운동을 계속하게 될 줄은 몰랐다. 맨발걷기가 어쩌다
다섯 자녀를 낳아 키우는 다문화 가정이 광주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 집에는 얼마나 다채로운 이야기가 많을까 싶었다. 동시에 다섯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삶에 피곤이 서려 있겠다 싶은 안쓰러움도 있었다. 그런데 인터뷰 주인공 손미숙 씨를 본 순간, 활기가 가득한 생글한 눈빛이 모든 선입견을 해제시켰다. 낯설고 긴장되는 첫 대면을 유쾌하게 이끌어주는 여유로움도 인상적이었다. 아름다움을 이해하려면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상대와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던데 그런 점에서 꽤 좋은 사람을 만난 듯했다. 그녀에게 결혼해서 가정을 행복하게 일
생명이 피어나는 봄이다. 농부는 열매나 채소를 거둬들일 것을 기대하며 논에나 밭에 씨앗을 심는다.나는 산으로 둘러싸인 조그마한 읍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냈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우리 집에는 먹을 것이 넉넉지 않아, 쌀농사는 아니어도 밭에 감자나 고구마 등을 심어 먹었다. 나도 학교에서 돌아오면 가끔 산에 가서 밭으로 만들 땅을 파서 갈아엎고, 돌들을 치우고, 잡목들을 제거했다. 그렇게 만든, 산 이곳저곳의 작은 밭들에 감자를 심고, 감자를 캔 뒤에는 고구마를 심었다.밭을 일구고, 종자를 심고, 작물이 잘 자라도록 돌보는 일은
가끔씩 고향에 다녀올 때가 있다. 내 고향은 경상북도 성주군 금수면의 두메산골이다.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보니 모두가 농사를 짓고 살았는데 논밭이 거의 천수답天水畓이어서 하늘에서 비가 내리지 않으면 농사짓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모내기를 해놓아도 비가 오지 않으면 농부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하늘에 기우제祈雨祭를 지내기도 하고, 남의 논 물꼬를 터서 그 물을 몰래 자기 논으로 끌어들이느라 이웃과 더러 다투기도 했다. 날씨가 아주 가물 때는 동네 우물의 물을 퍼내어 농로農路로 보내기도 했는데, 힘들게 퍼낸 샘물이 말라버린 물길을 따
“결혼? 꼭 해야 하나? 그냥 연애만 하면 되지. 난 혼자여도 좋은데?”“그리고 결혼하려면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데 경제적 부담은 어떻게 할 거야?”“또 결혼하면 취미생활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잖아. 나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즘 내 주변에만 봐도 이렇게 말하는 20, 30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비교적 최근에 결혼한 나한테 다짜고짜 묻는다.“결혼하면 정말 좋아? 어떤 점이 좋아?”어떤 점이 좋은지 하나하나 생각해 보다가 내 입에서 나오는 대답,“글쎄? 어떤 점이 좋냐고 물으면 구체적으로 말은 못하겠어.”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