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역사는 100년 내외로 막을 내린다. 하지만 그 사람 곁에 있던 나무, 그가 다니던 골목은 수백 년의 역사를 품고 이어져 내려온다. 그리고 세월의 흔적이 담긴 장소 혹은 물건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색다른 영감을 전한다. 바다와 낭만의 도시로 알려진 부산에는 바다와 화려한 빌딩뿐만 아니라 ‘과거의 얼굴들을 만날 수 있는 장소’가 많다. 해방 전후의 흔적들부터, 한국전쟁 당시의 절박함과 애환, 함께 살아갔던 정情이 골목 골목에 깃들어 있다. 삶의 흔적이 담긴 부산 곳곳의 장소를 따라, 여행을 떠나본다.
6월 달력을 들여다보면, 조국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순국선열들을 기리는 날이 많다. 1일 의병의 날, 6일 현충일, 25일 한국전쟁 그리고 15일 제1연평해전, 29일 제2연평해전이 그 날들이다. 국가에서는 조국을 지키려고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을 기념하여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지정했다.최근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시행됐던 규제들이 많이 풀렸다. 미뤘던 만남이 성사되고,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 이 시점에, 자기보다 나라를 더 소중히 생각했던 분들을 찾아가 보면 어떨까? 서울과 지방 곳곳의 명소들을 소개한다.전
학창 시절, 지리는 나에게 만만하지 않은 과목이었다. 강원도에 무엇이 많이 나고, 어느 대륙의 지리적 특징은 무엇인지 등을 배웠던 것 같은데, 처음에 약간 재미있다가도 조금 딱딱한 부분이 나오면 금방 흥미를 잃었다.다행히 어른이 된 후에는,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면서 지리에 관심이 생겼고 가끔은 세계 지리에 관한 책도 읽었다. 얼마 전, 나는 한 권의 책을 통해 좋은 지리 선생님을 만났다. 의 저자 이영민 교수이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여행과 지리’라는 강의를 하셨는데,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모양이다.학창
가족끼리 책으로 대화하는 방법을 소개한 의 공동 저자 중 시아버지 최병일 씨. 그는 아들과 두 딸이 초등학생일 때부터 도서관에 데리고 다녔고, 일요일이면 함께 등산을 했다. 그러면서 세 자녀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 친구와 선생님에 대해 스스럼없이 이야기했다. 애석하게도 자녀들이 결혼한 후에는 뿔뿔이 흩어져 살아 예전 같은 정겨운 시간을 보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온라인 독서토론을 시작하면서 몸은 멀리 있어도 마음은 마치 한 지붕 아래에 있는 것처럼 가까워졌다. 4년 동안 독서토론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
어린 시절 5월은 가정의 달이었다. 이맘때면 가족이 함께 운동장에서 굴렁쇠를 굴리고 돗자리에 앉아 엄마가 싸주신 도시락을 먹으며 보냈다. 평생 그럴 줄 알았다. 그런데 서른이 넘은 나의 5월은 차가운 소파에 앉아 커피를 들이키는 모습이다. 그리고 부담스러운 아버지와의 통화를 뒤로 미루고만 있다. 아버지와의 대화가 투 샷 커피보다 더 쓴지, 핸드폰 화면의 통화 버튼을 선뜻 누르지 못했다.무심코 돌린 채널에서 영화를 한다. ‘빅 피쉬’, 제목을 보니 어릴 적에 어머니가 ‘마음을 알려주는 영화’라고 말씀하신 게 생각났다. 그 당시 내게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동안 많은 학교와 도서관, 유치원, 노인정 등이 문을 닫았다. 매일 다니던 곳이 문을 닫으니, 집에 머무는 시간은 길어지고 사람 만나는 일은 줄어들었다. 그런 시기에 ‘작은 도서관’이 개관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곳에 와서 공부하고, 책을 읽고, 사람도 만나면서 좋은 생각과 지혜들을 담아가길 바란다.’는 신선미 관장을 만나러 셰익스피어 도서관을 찾았다. 그곳에서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는 분들도 만나 커뮤니티 도서관의 여러 면모를 살펴 본다. ‘셰익스피어의 작은 도서관’이라니, 도서관 이름이 굉장히
매년 방송사에서 실시하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클래식’ 설문조사에, 항상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곡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이다. 피아니스트 서혜경은 암 투병 중일 때 라흐마니노프를 떠올렸고, 암을 이겨낸 뒤 재기 무대에서도 그의 작품들을 연주해냈다. 그는 피아노를 치면서, 작곡가 라흐마니노프가 겪은 깊은 어두움과 찬란한 빛을 느꼈다고 한다. 피아니스트들에게 도전할 의지를 주고, 때론 조용한 위로도 주는 라흐마니노프 역시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데 혼자서 할 수는 없었다. 지금으로부터 125년 전의 일이다. 1897년 3월
헤르만 헤세는 20세기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로 를 비롯해 등 유명 작품을 남겼다. 그중 장편소설 에는 자전적 요소가 많이 들어 있다. 헤세는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나 수도원에 입학했지만, 시인을 꿈꾸며 7개월 만에 도망쳐 나온다. 이후 서점 직원과 기계 공장의 수습 직공으로 일했으며, 한때 신경쇠약증에 걸리는 등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보냈다.헤세의 삶과 닮은 소설 주인공의 이름은 ‘한스 기베란트’이다. 그는 비상한 두뇌의 소유자였다. 당시 부자가 아닌 집안의 재능 있는 아이에
우리 가족은 내가 태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행복하고 화목한 가족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태어나고 2년이 되던 해, 부모님은 이혼하셨다.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나는 고아원으로 맡겨졌다. 고아원에는 여러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중에 나를 정말 친동생처럼 대해준 형이 있었다. 형은 나를 위해서라면 모든 걸 다해줬다. 그러던 어느 날 형이 “내 동생! 뭐 가지고 싶은 거 있어?” 하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 말에 나는 신이 나서 “형, 장난감 사줘!”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형은 웃으며 나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 아르
아름다운 섬, 지상천국으로 통하는 ‘하와이’는 대한민국의 미주 이민사가 시작된 곳이다. 1903년 1월, 102명의 한국인은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하와이에 도착해 삶의 터전을 마련했고, 현재는 7만 명이 넘는 한국 이민자들이 이 곳에서 살고 있다. 이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현재 안락한 삶은 이민 선조들의 땀과 노력, 사랑 때문이었다.’고 말이다.17년 전, 하와이로 이민 온 이진영 씨는 우연히 접한 한인 이민 역사를 듣고, 이민자의 삶을 기록하기로 마음먹었고, 2021년에 개봉된 영화 ‘무지개 나라의 유산’에 고스란히 담았다.
1972년 처음 출간된 책 은 따듯한 내용과 아름다운 일러스트로 한국뿐 아니라 스페인, 독일, 네덜란드, 포르투갈, 일본 등 전 세계적으로 번역되어 수백만 부가 팔리고 있는 스테디셀러이다.책을 펼치면 첫 장에 작은 줄무늬 애벌레 한 마리가 나뭇잎을 갉아 먹는 모습이 나온다. 알에서 깨어난 이 애벌레는 자기가 태어난 나뭇잎을 먹고 자란다. 그러다 문득 ‘삶에는 그냥 먹고 자라는 것보다 더 나은 생활이 분명 있을 거야’라는 생각을 하고, 나무에서 내려온다. 땅에는 온갖 신기한 것들이 가득했다. 풀과 흙, 그리고 작은
요즈음 많은 젊은이들이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아직 뭐든지 해볼 나이인데 상당히 먼 노년의 미래를 위해 현재를 선택하는 것이다. 자신의 삶과 일을 거시적 관점에서 보듯이, 환경문제도 같은 견지에서 봐야 한다. 30대 초반의 방송인 타일러 라쉬는 좋아하는 일도 하고 있으며 경제적인 면에서도 문제없이 잘 풀어가고 있다. 언젠가 은퇴 후에 살 곳을 찾아야 하는데 그가 은퇴할 때가 되는 2050년대에는 지금보다 지구의 해수면이 올라가 많은 지역이 물에 잠긴다고 한다. 지구의 위기 때문에 어쩌면 그가 꿈꾸는 노후는 불
등산은 이점이 많은 운동이다. 산을 오르내리면, 요즘 사람들이 가장 바라는 근력도 키우고 다이어트도 할 수 있다. 일상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자연에서 좋은 공기를 마시고 푸른 나무의 향기를 맡으며 기분도 상쾌해진다. 매서운 추위가 한층 누그러진 2월, 꼭 높은 산 정상이 아니더라도 낮은 산이나 오르막길을 규칙적으로 걸으며 등산을 시작해보자. 의사들이 등산을 추천하는 데엔 이유가 있다우리 건강을 개선시키는 데 효과가 가장 큰 운동은 등산, 걷기, 뛰기, 자전거 타기 중 어느 것일까? 최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서 맞춤형
코로나 확진자 급증으로 다시 거리두기가 강화되었다. 훈훈한 연말을 기대했던 사회 분위기가 냉랭해진 가운데 크리스마스 시즌에 어울리는 영화 한 편이 등장했다. 세계 곳곳에서 150만 명이 관람해 잘 알려진 뮤지컬 ‘크리스마스 칸타타’가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한 것이다. 지금까지 ‘예수’를 다룬 영화는 많다. ‘광야의 40일’은 사탄의 유혹을 물리치는 내용을 담았고,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인간을 대신해 고난을 받고 십자가에서 최후를 맞는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그렸다. 이번에 그라시아스합창단이 제작한 ‘For
는 미국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1952년에 쓴 중편 소설이다. 그의 나이 54세에 발표한 이 작품은 수많은 사람에게 찬사를 받았으며, 헤밍웨이에게 퓰리처상과 노벨 문학상을 안겨주었다.소설은 쿠바의 수도 아바나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주인공의 이름은 산티아고. 여든이 훌쩍 넘은 그는 멕시코 만류에서 조각배를 타고 단신으로 고기를 잡는 노인이다. 그는 벌써 84일째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마을 사람들은 그의 운이 다했다고 수군거린다.노인은 몇 년 전에 아내를 잃고 혼자 살고 있었다. 그는 마을 사람들과 특별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면, 꼭 실천해보고자 세운 계획은 대부분 지키지 못하고 하루를 허둥지둥 보내 아쉬울 때가 많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간.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냐에 따라 다른 결과를 얻게 된다. 시간관리의 중요성은 알겠는데, 도대체 시간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새로운 해를 맞이해 시간관리의 기초 원리를 알고, 실제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본다. 시간이란 무엇인가시간時間의 사전적 정의는 ‘시각時刻과 시각 사이의 간격 또는 그 단위’로, 시간의 주요한 특성은 다음과 같다.제한된 자
겨울철, 만두 가게 앞에 놓인 찜통에서 구수한 냄새 가득한 하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그 냄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엄마의 옷깃을 잡아당긴다. 만두 한 팩을 손에 넣은 뒤, 초간장에 살짝 찍어 한 입 베어먹으면 맛이 기가 막히다. 이뿐인가? 명절이면 친척들이 한데 모여 만두를 빚었다. 다진 고기에 잘게 썬 파와 양파, 부추를 섞어 소를 만들고, 얇게 민 밀가루 피로 만두소를 감싼다. 다 만든 만두를 쪄서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입천장이 다 데도록 먹었다. 지금은 만두를 직접 빚어 먹진 않지만, 여전히 나의 허기와 입맛을 달래주
2022년의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임인년壬寅年으로 ‘검은 호랑이의 해’이다. 그리고 이맘때 쯤이면 어김없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책이 있다. 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내놓는 이다. 이 책은 매해 소비 트렌드를 키워드로 제시하는데, 2022년 10대 소비 트렌드 키워드를 ‘TIGER OR CAT, 호랑이가 될 것인가, 고양이가 될 것인가?’로 잡았다. 예측하기 어려운 트렌드를 이 책으로 정리하고, 거침없이 발전하는 기술과 급변하는 2022년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트렌드 코리아로 보
살다 보면 마음에 힘을 잃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종종 를 펼치고, 몇 줄의 문장이 내 마음을 변화시키는 경험을 하곤 한다. 얼마 전에도 2021년 9월호를 읽으며 또 한 번 변화를 경험했다.지난 해 봄, 나는 인천국제공항에 입사했다. 내 전공은 중국어인데, 치열한 취업 경쟁을 과연 뚫을 수 있을지 걱정이 컸다. 하지만 졸업한 뒤 바로 취업에 성공해 무척 기뻤다. 내가 처음 맡은 업무는, 외국인을 위한 택시 안내 데스크에서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 손님들에게 교통을 안내해 드리는 일이었다.입사 초기에 나는 늘 에너지가 넘쳤
살면서 기억나는 선물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고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꼬깃꼬깃한 손편지, 어린 시절 소원을 빌며 접은 종이학 한 상자, 어머니가 한 코 한 코 떠주신 벙어리장갑…. 이런 선물들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부자가 된 기분이다.해마다 12월이 되면 연극을 비롯해 다양한 매체에 등장하는, 미국 작가 오 헨리의 단편 소설 의 주인공 짐과 델라의 선물이 그러하다. 그들의 소중한 마음이 담겨 있기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이 되었고,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에게 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