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시작에 앞서 싱가포르의 한 호텔을 소개하려 합니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인데요. 싱가포르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로 세 개의 빌딩 위에 큰 배가 올려져 있는 모습입니다. 특이한 외관만큼 건축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세계 굴지의 건설 기업들도 이 호텔의 건축 시공 입찰을 포기할 정도였죠.그렇다면 이 건물을 누가 지었을까요? 그 주인공은 바로 한국기업인데요. 흔히 잘 알려진 삼성물산, 현대건설이 아닌 ‘쌍용건설’입니다. 이 기업은 국내 시장보다 해외로 눈을 돌려 세계 고급 건축 시장에서 큰 성공을 이루고 있는데요. 여러분
주周나라 문왕(기원전 1152~1056년)은 성이 희姬요, 이름은 창昌이다. 둘째 아들 희발姬發이 은나라를 무너뜨리고 주나라를 세운 군주가 되고 난 뒤, 아버지를 문왕文王으로 추숭하였다.* (추숭追崇 : 왕이 되지 못하고 죽은 왕족이나 왕의 조상에게 사후에 왕의 지위를 주는 것. 나라를 새로 세운 경우, 왕은 위로 4대를 왕으로 추존하는 것이 일반적인 예법이었다.)일명 ‘서백창西伯昌’이라고도 불리는 문왕은 중국 역사상 첫 번째 명군明君으로 평가받는다. 공자는 춘추시대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대周代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
정확하게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차를 타고 퇴근을 하면서, 한강공원에 내려 차에서 옷을 갈아입고 트렁크에 있던 운동화를 꺼내 신은 다음 무작정 반포대교에서 성수대교 방향으로 뛰었다. 공백기가 있었지만, 이때부터 꾸준히 조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몸 상태를 보기 위해서 5킬로미터를 몇 번 뛰었다가, 명절에 처가에 내려가서 새벽 바다를 보며 개운하게 뛰고 나니 8킬로미터가 나왔다. 이때부터 더도 덜도 아닌 8킬로미터를 틈틈이 뛰고 있다.처음 2킬로미터. 나는 보기에만 그런 게 아니라, 실제로 몸이 무겁다. 조깅을 한 지 10년이면 거
어느 날, 우리 교회의 한 성도에게서 전화가 왔다.“목사님, 언니가 미국에 사는데 암에 걸려서 상황이 좋지 않아요.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모여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논하고 돈을 모았어요. 그 돈을 저에게 주면서 이 돈으로 비행기표를 사서 미국의 언니에게 가서 음식도 만들어 주고 또 잘 돌보아 주고 한국으로 오라고 해서 제가 미국으로 가요.”나는 전화한 분에게 암 환자들의 마음 상태에 관하여 이야기해 주고, 언니에게 믿음과 소망의 이야기를 해주면 병이 훨씬 잘 나을 거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암환자인 그분이 절망에 빠지지 않게 하
1950년 6월 한국전쟁에 전 세계 16개국의 젊은 장병들이 유엔군의 이름으로 소중한 생명을 바쳤다. 그중 카리브 해에 위치한 섬 나라 푸에르토리코에서도 청년 군인들이 태평양을 건너와 이역만리 한반도 땅에서 사명을 다했다. 지난해, 그 나라에 가서 참전용사들에게 1년간 봉사하고 온 대한민국의 청년들을 서울 용산의 전쟁기념관에서 만났다.지난해 푸에르토리코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를 위해 활동하는 뉴스를 보았습니다.은수: 푸에르토리코는 한국전쟁에 61,000여 명이나 되는 많은 젊은이를 파병한 나라입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이 사실을 굿뉴스코
홍익대 건축학과 유현준 교수의 저서 네 권이 연속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 비결이 무엇인가?“구어체로 쓰기 때문인 것 같다. 구어체라서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간다. 손으로 쓰는 시대였다면 구어체로 쓰지 못했을 것이다. 컴퓨터가 있어서 구어체로 쓸 수 있었다. 학교에서도 선배 교수들이 ‘논문을 구어체로 썼다. 문어체로 쓰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문어체로 써야 하는 논문은 힘들다.” (규원, 발코니를 만들고 벤치에 앉자-구어체로 도시를 말하는 건축가, 21 WRITERS②, 한겨레21, 제 1405호 제1406호, 2022.3.28.,
같은 시간, 다른 느낌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시간이다. 그 ‘공평한’ 시간에 대해 사람들은 ‘시간이 없다, 부족하다.’라고 하면서 ‘시간은 곧 돈이다.’는 말도 자주 한다. 시간은 저축이 안 되고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급여 산정의 기준을 ‘시급’으로 하고 있으며 노동의 대가를 시간 단위로 환산하기에, 시간은 돈보다 더 중요하고 활용을 잘해야 한다.나이가 든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장수’이다. 오래 산다는 것의 의미를 나이를 많이 먹을 때까지 사는 것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지 생
지난 4월 2일 ‘세계 자폐인의 날’을 기념하여 푸에르토리코의 카타뇨 시에서 ‘자폐인의 날’ 행사가 열렸다. 행사 순서 중에 굿뉴스코 해외봉사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추은상 학생의 발표가 있었다. 어려서부터 자폐성 장애 스펙트럼의 하나에 속하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던 그가 강단에 서서 아직 서툰 스페인어로 또박또박 말했고, 그가 전한 희망의 메시지에 카타뇨 시장님 부부를 비롯해 참석한 자폐아와 부모들이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 감동 스토리를 본지의 독자들과 공유한다.발표자 추은상(배재대학교 3학년)Hola~ 안녕하세요. 저는 한
한동안 청소년들에게 ‘밸런스게임’이 유행했다. ‘여름에 에어컨 없이 지내기 vs 겨울에 히터 없이 지내기’처럼 고르기 힘든 두 조건을 임의로 만들어 놓고 조금이라도 내가 더 좋아하는 것을 고민해서 선택하게 하는 게임이다. 강의를 시작하기 전, 어색하고 딱딱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나도 꽤 자주 활용하곤 했다. 처음에는 밸런스게임에 재미난 상황을 주로 제시하다가, 마지막에는 강의에 오신 부모님의 의중이 궁금해서 난해한 질문을 드렸다. ‘내가 좀 희생을 하더라도 자녀가 행복하기를 바란다. vs 자녀 인생은 자녀의 것이고, 일단
숨쉬듯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은 없을까? 고민하고 있던 작년 이른 봄, 우연히 회사 동료가 점심시간에 맨발로 산책 나가는 것을 보고 호기심이 일었다. “왜 맨발걷기를 하십니까?” 하고 물으니 “건강에 좋다고 해서 요즘 하고 있어요.”라고 답하고 그는 뚜벅뚜벅 멀어져 갔다. 그 뒷모습이 신기하게 보여, 다음 날 동료를 따라나섰다. 식사 후 커피 한 잔으로 식곤증을 달래던 나는 처음으로 회사 정원을 가로질러 가까운 야산에 올랐다. 그것도 맨발로 말이다. 그날 이후, 일 년 넘게 이 운동을 계속하게 될 줄은 몰랐다. 맨발걷기가 어쩌다
다섯 자녀를 낳아 키우는 다문화 가정이 광주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 집에는 얼마나 다채로운 이야기가 많을까 싶었다. 동시에 다섯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삶에 피곤이 서려 있겠다 싶은 안쓰러움도 있었다. 그런데 인터뷰 주인공 손미숙 씨를 본 순간, 활기가 가득한 생글한 눈빛이 모든 선입견을 해제시켰다. 낯설고 긴장되는 첫 대면을 유쾌하게 이끌어주는 여유로움도 인상적이었다. 아름다움을 이해하려면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상대와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던데 그런 점에서 꽤 좋은 사람을 만난 듯했다. 그녀에게 결혼해서 가정을 행복하게 일
생명이 피어나는 봄이다. 농부는 열매나 채소를 거둬들일 것을 기대하며 논에나 밭에 씨앗을 심는다.나는 산으로 둘러싸인 조그마한 읍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냈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우리 집에는 먹을 것이 넉넉지 않아, 쌀농사는 아니어도 밭에 감자나 고구마 등을 심어 먹었다. 나도 학교에서 돌아오면 가끔 산에 가서 밭으로 만들 땅을 파서 갈아엎고, 돌들을 치우고, 잡목들을 제거했다. 그렇게 만든, 산 이곳저곳의 작은 밭들에 감자를 심고, 감자를 캔 뒤에는 고구마를 심었다.밭을 일구고, 종자를 심고, 작물이 잘 자라도록 돌보는 일은
가끔씩 고향에 다녀올 때가 있다. 내 고향은 경상북도 성주군 금수면의 두메산골이다.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보니 모두가 농사를 짓고 살았는데 논밭이 거의 천수답天水畓이어서 하늘에서 비가 내리지 않으면 농사짓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모내기를 해놓아도 비가 오지 않으면 농부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하늘에 기우제祈雨祭를 지내기도 하고, 남의 논 물꼬를 터서 그 물을 몰래 자기 논으로 끌어들이느라 이웃과 더러 다투기도 했다. 날씨가 아주 가물 때는 동네 우물의 물을 퍼내어 농로農路로 보내기도 했는데, 힘들게 퍼낸 샘물이 말라버린 물길을 따
“결혼? 꼭 해야 하나? 그냥 연애만 하면 되지. 난 혼자여도 좋은데?”“그리고 결혼하려면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데 경제적 부담은 어떻게 할 거야?”“또 결혼하면 취미생활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잖아. 나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즘 내 주변에만 봐도 이렇게 말하는 20, 30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비교적 최근에 결혼한 나한테 다짜고짜 묻는다.“결혼하면 정말 좋아? 어떤 점이 좋아?”어떤 점이 좋은지 하나하나 생각해 보다가 내 입에서 나오는 대답,“글쎄? 어떤 점이 좋냐고 물으면 구체적으로 말은 못하겠어.”그
“모든 돌덩어리 안에는 조각상이 있고, 그것을 발견하는 것이 조각가의 임무이다.”레오나르도 다 빈치, 라파엘로 산치오와 함께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3대 거장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1475~1564)가 남긴 유명한 말이다. 미켈란젤로는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과 같은 성화聖畫를 그린 화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동시에 ‘다비드’, ‘피에타’를 만든 천재적인 조각가이기도 하다. 자신을 화가가 아닌 조각가로 여겨 달라고 할 정도로 조각에 혼신의 열정을 다한 그의 작품에는 대리석에 갇혀 있는 인물을 끄집어낸 것처럼 살아 숨쉬는 생동감이
아직까지 더위가 한창인 날씨 속에서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그로부터 넉 달 후 병석에 오래 계셨던 어머니가 갑자기 뇌사 상태가 되었다. 나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병원의 보호자 대기실에 머무르며 하루 두 번 있는 중환자실 면회 시간을 놓치지 않았다. 어렸을 때 밤에 엄마 손을 꼭 잡고 잠을 자면서 “엄마, 내가 크면 엄마 좋은 데 많이 데려갈 거니까 조금만 기다려줘.”라는 철없는 소리를 하거나, “엄마, 나중에 내가 돈을 많이 벌어서 엄마 줄 거니까 걱정하지 마.”라며 세상모르는 이야기를 자주 했었다. 어머니는 이런 아들이 있어서
세월이 빨라서 벌써 10년도 더 지난 이야기이다.그날 밤 우리 일행은 울산에서 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고 있었다. 그 주에 나는 울산의 한 교회에서 열린 성경 세미나 강사로 며칠 동안 성경 이야기를 하고, 그날 밤에 세미나가 끝나 서둘러 차를 몰고 서울로 향했다. 차가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했을 때의 시간이 밤 10시 30분경이었다. 서울까지는 빨라야 4시간 후에 도착할 수 있기에, 중간에 적당한 곳에서 자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우리 선교회 소속 교회들에 부탁하면 잠잘 방은 마련해줄 테니, 먼저 대구에 있는 교회의 목사님에게 전화를 했
글쓰기를 할 때 특정 구성 방식만 고집해서는 좋은 글을 쓸 수 없다. 구성이나 문장이 능숙하지 않다면 다음 몇 가지만 신경 쓰면 망신당할 우려를 덜 수 있다. ‘문장과 문단, 꼭지마다 하나의 생각만 담아라. 서론 본론 결론으로 나눠 쓴다고 생각하고 처음에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눈길을 끌어라. 다양한 사례를 들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인상적이어서 여운이 남는 글로 마무리하라. 어떤 주장을 내세우고, 이유를 설명하고, 근거를 제시하라.’ 이것이 글쓰기 초보자에게 유용한 글 구성 방식이다.‘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스트럭처Str
먼동이 터오면 짙게 드리웠던 어두움이 서서히 물러가고 아침이 찾아온다. 푹 자고 맞는 아침은 우리에게 편안하고 익숙한 일상이다. 하지만 깊은 산 외진 곳에서 예기치 않은 사고를 만나 밤새 깜깜한 어두움 속에서 두려움의 긴 시간을 보냈다면, 그 아침은 한없이 새롭고 반갑고 소중할 것이다.해가 뜨면 아무리 짙은 어두움도 물러간다. 그런 이치에서라면, 생명이 있는 곳에서 죽음이 물러가는 것이 맞다. 그런데 우리는 그와 반대되는 현상들을 삶 속에서 접한다. 살다 보면 병이 찾아와서 건강한 몸을 헤치기도 하고, 죽음이 찾아와 삶을 마무리하기
코로나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회사 생활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의례적인 소통이나 단문 형태의 대답 또는 식사를 혼자 따로 해야 하는 일들이 계속되면서 사람들 관계가 이전보다 다소 어색해진 것이다. 엔데믹을 맞이하면서 필자는 동료와 따뜻한 정情이 흐르는 관계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관계 개선의 프로젝트로 ‘온溫택트’ 문화의 정착에 힘을 쓰고 있다. 그 프로젝트의 핵심이 ‘인소찬’의 생활화라고 이야기하고 싶다.필자가 운영 중인 회사에서는 매년 4~5월이 되면 ‘미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감사’란 ‘미안합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