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오면, 자연스럽게 ‘크리스마스’가 떠오른다. 크리스마스에 담긴 의미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날에 가족, 친구 간의 따뜻함을 느끼고, 서로를 생각하며 고른 작은 선물을 나누며 넉넉함을 느끼곤 한다. 이런 내용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나 홀로 집에’, ‘코코’, ‘폴라 익스프레스’, ‘러브 액츄얼리’ 등등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많다. 그중 오늘날의 크리스마스 문화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찰스 디킨스의 소설을 영화화한 ‘크리스마스 캐롤’ 살펴보자. 1843년도에 발표된 이 소설은 거의 200년의
익히 들어온 이스라엘 성지순례. 예수님의 생애를 곳곳에서 돌아볼 수 있고, 오랜 세월 침략과 쟁탈로 점철된 흔적들을 찾아낼 수 있는 유대인의 나라. 머릿속으로 상상만 하던 그곳을 다녀왔다. 직접 가서 본 이스라엘은 생각보다 낙후된 부분들이 많았다.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정돈되지 않은 거리의 모습이, 이곳 이스라엘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거쳐갔는지 보여주는 것 같았다.사막과 험준한 골짜기로 이뤄진 척박한 땅이면서도, 호수와 바다도 있어 오아시스 같은 낙원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막화로 빛바랜 식물들, 오직 돌로만 쌓아 만든 연
인도에서 돌아온 지 벌써 두 달이 지났다. 몸은 한국에 와 있지만, 마음은 여전히 인도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곤 한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서울 도심을 다닐 때면 사람을 콩나물시루처럼 빽빽이 태우고 차 문은 절대 닫지 않는 인도 기차가, 철판을 덕지덕지 붙인 인도의 고물 버스가 떠오른다. 그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인도의 냄새와 분위기도 느껴지는 듯하다.나는 16살에 인도 뭄바이로 유학을 떠나 그곳에서 6년간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대학은 한국에서 가기로 정해 다시 인도 생활을 정리했다. 인도는 내게 ‘영어’와 ‘학교 졸업
암癌은 나이 들어 걸린다는 인식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 각종 의학 연구 결과의 통계 수치들은 남녀노소 모두 암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대장항문학회는 우리나라 젊은층의 대장암 발생률이 세계 최고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미 2012년에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184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한국인이 대장암 발생률 1위였는데, 이번에는 20~40대 연령층을 따로 분석한 연구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역사와 권위를 가진 의학 저널 에 미국
정신없이 살다가도,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한결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계절이 왔다. 늘상 경로가 같은 퇴근길, 작은 책방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한 사람이 책을 들고 이야기하고,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저자 초청 모임인 것 같았다. 독서 모임에 한 번쯤 참여해보고는 싶었지만, ‘책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또는 ‘스케줄이 맞지 않아서’라는 핑계로 신청서 한번 제출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가을에는 미뤄둔 버킷리스트를 실행에 옮겨보기로 했다.“어디에서 신청할 수 있지?” 포털 사이트 검
‘겉바속촉’하면 떠오르는 음식, 그중 으뜸은 단연 치킨일 것이다. 바삭한 튀김옷을 한 입 베어물면 뽀얗게 익은 속살이 드러난다. 고소하고, 담백한 치킨은 대한민국에서 인기 많은 간식 중 하나이다. 누가 겉은 더 바삭하게, 속은 촉촉하고 부드럽게 만드냐에 따라 치킨의 인기가 좌우되기도 한다. 다양하고 맛있는 치킨이 계속 나오고 있는 동안, 오랫동안 한자리에서 옛날통닭은 물론 후라이드치킨과 닭강정을 판매하는 곳을 찾았다. 서울시 신림동 신원시장에 위치한 ‘도토리와 치킨’이다. 저렴하고 푸짐한 양에, 바삭바삭 겉바속촉까지 겸비한 이곳은
크루아상프랑스어로 초승달을 의미하는 크루아상 역시 프랑스 사람들의 대표적인 아침식사이다. 반지르르하게 윤기가 도는 겉은 겹겹이 쌓아올린 탑을 연상시키고, 한입을 먹자마자 바사삭 소리를 내며 무너진다. 안은 버터를 가득 머금고 있어서 촉촉하고, 짭쪼롬하고 담백하다. 맛이 좋아서 몇 입 먹다보면 단숨에 사라지는 빵이다.프랑스의 상징과 같은 크루아상은 사실 헝가리나 오스트리아의 빵으로 유추된다. 17세기 말, 오스만 투르크의 공격으로 오스트리아 빈이 거의 포위됐다. 오스만 제국은 밤이 깊었을 때 몰래 빈으로 잠입을 시도하는데, 빵을 굽기
삼국지의 배경이 되는 서기 184~280년의 중국은 난세亂世 중의 난세였다. 한漢 황실이 쇠퇴한 틈을 타 전국 각지에서 구름처럼 일어난 영웅들이 저마다 야망을 이루고자 치열한 싸움을 되풀이했다. 삼국지가 갓 막을 올린 서기 190년, ‘황제를 농락하고 폭정을 펼치는 역적 동탁을 토벌하자’는 기치 아래 모인 이른바 ‘반동탁 연합’에 가담한 영웅은 모두 18명이었다. 이 외에도 줄잡아 수십 명이 목숨을 걸고 각축을 벌인 끝에 살아남은 최후의 3인이 바로 유비, 조조, 손권이었다. 따라서 이들 세 사람이 삶에서 일관되게 실천해 온 리더십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고 외출이 기지개를 켠 지 얼마되지 않았다. 기자 역시 오랜만의 휴가로 여행을 떠날 생각에 한껏 들떠 있었고, 목적지를 강릉으로 선택했다. 사실 강릉을 고르는 데에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산은 산대로, 바다는 바다대로 있는 강릉은 오랫동안 예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강원도 개발 붐으로 문화공간도 늘고, 관광객들도 많아서 북적북적한 감이 있지만, 확트인 자연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끼기엔 강릉 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여름뿐만 아니라 선선한 가을에도 가기 좋은 곳을 찾아 떠났다.저 푸른 초원 위에
추석 秋夕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맞는 우리들 마음아침 저녁으로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고향에 부모님이 계신 동료의 달력을 보니, 다가올 추석날에 아주 크게 동그라미를 그려 두었더군요. 추석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지요. 고향, 어머니, 쉼, 맛있는 음식….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뜨는 추석은 우리의 몸도 마음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날인 듯합니다. 추석을 맞는 우리들의 푸근한 이야기를 담아봅니다.어제와 오늘의 추석일년 중 가장 크고 밝은 달이 뜨는 한가위는 빛이 귀했던 시절, 어두운 밤을 밝혀주는 고마운 달에
그래서 비건이 뭐야?MZ세대를 중심으로 비건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친환경적인 삶을 추구하며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늘다 보니, 자연스럽게 ‘비건vegan’ 표시가 되어있는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기자도 최근 구매한 상품을 살펴보니, 비건 가죽으로 만든 가방, 비건 화장품, 비건 인증받은 영양제 등이 있었다. 7월 초에는 코리아 비건 페어까지 열리면서 비건 문화가 단순히 먹거리를 넘어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는 걸 몸소 느끼지만, 어떻게 ‘비건’인증을 받는지 정확한 과정은 알 수 없었다. 이 기사로 소비자가 알아야 할 비건 상
한여름을 잘 보내는 방법 중 하나가 해수욕이다. 뜨거운 모래사장과 출렁대는 바닷물을 오가며 해수욕을 즐기다 보면 무더위도 멀리 달아나버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름철에 푸른 산보다 바다를 더 선호한다. 하지만 피서객들이 돌아간 뒤의 바다는 쓰레기로 심한 몸살을 앓는다.최근에 지구 환경문제를 논하면서 해양 쓰레기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기사들이 많다. 미국의 비영리 NGO인 ‘퓨 자선신탁Pew Charitable Trusts’이 2020년에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이 연간 약 1,100만 톤이라고 한다.
한 사람의 역사는 100년 내외로 막을 내린다. 하지만 그 사람 곁에 있던 나무, 그가 다니던 골목은 수백 년의 역사를 품고 이어져 내려온다. 그리고 세월의 흔적이 담긴 장소 혹은 물건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색다른 영감을 전한다. 바다와 낭만의 도시로 알려진 부산에는 바다와 화려한 빌딩뿐만 아니라 ‘과거의 얼굴들을 만날 수 있는 장소’가 많다. 해방 전후의 흔적들부터, 한국전쟁 당시의 절박함과 애환, 함께 살아갔던 정情이 골목 골목에 깃들어 있다. 삶의 흔적이 담긴 부산 곳곳의 장소를 따라, 여행을 떠나본다.
6월 달력을 들여다보면, 조국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순국선열들을 기리는 날이 많다. 1일 의병의 날, 6일 현충일, 25일 한국전쟁 그리고 15일 제1연평해전, 29일 제2연평해전이 그 날들이다. 국가에서는 조국을 지키려고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을 기념하여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지정했다.최근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시행됐던 규제들이 많이 풀렸다. 미뤘던 만남이 성사되고,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 이 시점에, 자기보다 나라를 더 소중히 생각했던 분들을 찾아가 보면 어떨까? 서울과 지방 곳곳의 명소들을 소개한다.전
학창 시절, 지리는 나에게 만만하지 않은 과목이었다. 강원도에 무엇이 많이 나고, 어느 대륙의 지리적 특징은 무엇인지 등을 배웠던 것 같은데, 처음에 약간 재미있다가도 조금 딱딱한 부분이 나오면 금방 흥미를 잃었다.다행히 어른이 된 후에는,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면서 지리에 관심이 생겼고 가끔은 세계 지리에 관한 책도 읽었다. 얼마 전, 나는 한 권의 책을 통해 좋은 지리 선생님을 만났다. 의 저자 이영민 교수이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여행과 지리’라는 강의를 하셨는데,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모양이다.학창
가족끼리 책으로 대화하는 방법을 소개한 의 공동 저자 중 시아버지 최병일 씨. 그는 아들과 두 딸이 초등학생일 때부터 도서관에 데리고 다녔고, 일요일이면 함께 등산을 했다. 그러면서 세 자녀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 친구와 선생님에 대해 스스럼없이 이야기했다. 애석하게도 자녀들이 결혼한 후에는 뿔뿔이 흩어져 살아 예전 같은 정겨운 시간을 보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온라인 독서토론을 시작하면서 몸은 멀리 있어도 마음은 마치 한 지붕 아래에 있는 것처럼 가까워졌다. 4년 동안 독서토론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
어린 시절 5월은 가정의 달이었다. 이맘때면 가족이 함께 운동장에서 굴렁쇠를 굴리고 돗자리에 앉아 엄마가 싸주신 도시락을 먹으며 보냈다. 평생 그럴 줄 알았다. 그런데 서른이 넘은 나의 5월은 차가운 소파에 앉아 커피를 들이키는 모습이다. 그리고 부담스러운 아버지와의 통화를 뒤로 미루고만 있다. 아버지와의 대화가 투 샷 커피보다 더 쓴지, 핸드폰 화면의 통화 버튼을 선뜻 누르지 못했다.무심코 돌린 채널에서 영화를 한다. ‘빅 피쉬’, 제목을 보니 어릴 적에 어머니가 ‘마음을 알려주는 영화’라고 말씀하신 게 생각났다. 그 당시 내게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동안 많은 학교와 도서관, 유치원, 노인정 등이 문을 닫았다. 매일 다니던 곳이 문을 닫으니, 집에 머무는 시간은 길어지고 사람 만나는 일은 줄어들었다. 그런 시기에 ‘작은 도서관’이 개관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곳에 와서 공부하고, 책을 읽고, 사람도 만나면서 좋은 생각과 지혜들을 담아가길 바란다.’는 신선미 관장을 만나러 셰익스피어 도서관을 찾았다. 그곳에서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는 분들도 만나 커뮤니티 도서관의 여러 면모를 살펴 본다. ‘셰익스피어의 작은 도서관’이라니, 도서관 이름이 굉장히
매년 방송사에서 실시하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클래식’ 설문조사에, 항상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곡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이다. 피아니스트 서혜경은 암 투병 중일 때 라흐마니노프를 떠올렸고, 암을 이겨낸 뒤 재기 무대에서도 그의 작품들을 연주해냈다. 그는 피아노를 치면서, 작곡가 라흐마니노프가 겪은 깊은 어두움과 찬란한 빛을 느꼈다고 한다. 피아니스트들에게 도전할 의지를 주고, 때론 조용한 위로도 주는 라흐마니노프 역시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데 혼자서 할 수는 없었다. 지금으로부터 125년 전의 일이다. 1897년 3월
헤르만 헤세는 20세기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로 를 비롯해 등 유명 작품을 남겼다. 그중 장편소설 에는 자전적 요소가 많이 들어 있다. 헤세는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나 수도원에 입학했지만, 시인을 꿈꾸며 7개월 만에 도망쳐 나온다. 이후 서점 직원과 기계 공장의 수습 직공으로 일했으며, 한때 신경쇠약증에 걸리는 등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보냈다.헤세의 삶과 닮은 소설 주인공의 이름은 ‘한스 기베란트’이다. 그는 비상한 두뇌의 소유자였다. 당시 부자가 아닌 집안의 재능 있는 아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