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덥긴 하지만 8월은 여행하기 좋은 달이다.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어디든 가볍고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준비하는 과정은 조금 귀찮지만, 막상 기차 위에 오르면 심장이 두근거린다. ‘이번 여행은 어떨까?’ 하는 기대와 호기심에 발걸음이 신이 난다. 여행지에서 갈팡질팡해도, 예상치 못한 일을 만나 헤매도 모든 여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가길 참 잘했다.’는 만족감이 드는 게 여행이다.나에게 ‘여행’ 하면 떠오르는 그림은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1840~1926)의 ‘생 라자르 역’이다. 증기를 내뿜고
글 찬드니 할라이Chandni Halai(케냐 유학생)안녕하세요. 우리 소개부터 할게요.가장 나이가 어린 사그니카 브라흐마Sagnika Brahma(15)는 인도에서 왔습니다. 중학생인데 한국 문화를 너무 배우고 싶어서 부모님 허락을 받아 이곳에 참석했어요. 나미비아의 리아 테레사 호프만Lea Theresa Hoffmann(20)은 간호학과 2학년 대학생이고요. 케냐의 멜로디 나무용가Melody Namuyonga(26)는 대학 졸업 후 도서관 사서로 일하고 있는 친구예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온 타냐 다니엘스Tania Daniel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어젯밤에 기차로 서울역에서 구례역으로 내려왔고, 구례에서는 버스 첫차를 타고 노고단 입구에 도착했다. 요령 없이 짐을 싸서 배낭은 곧 실밥이 투두두둑 하면서 터질 것 같이 빵빵하고, 기차 선반에 올리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로 무거웠다. 무엇 때문에 이 고생을 무릅썼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2차 시험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혼자 지리산 종주를 하기로 했다.1인용 텐트를 샀는데, 알고 보니 혼자 펼 수도 없었고, 이것 때문에 배낭이 더 무거웠다. 노고단을 오르기 시작할 때, 정작은 서울에
오래 전에, 아람(현 시리아)의 군대장관 나아만이 많은 군사를 이끌고 이스라엘로 쳐들어갔다. 나아만은 수많은 전쟁을 승리로 이끈 전술에 아주 능한 장군이어서 이스라엘이 아람의 군대를 당해내지 못했다. 나아만은 군사들을 이끌고 이스라엘의 수도 사마리아까지 진격해 갔다.하루는 나아만이 한 아가씨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부하들에게 잡아오라고 했다. 군사들에게 붙들린 아가씨는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다.“놓으세요. 왜 이래요? 나 집에 갈래요!”“입 다물고 가만히 있어!”나아만 장군이 잡혀온 아가씨에게 말했다.“내 아내가 집에서 외롭게 지낼
유시민 작가는 2017년 6월 9일 tvN에서 방송된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 프로그램에서 옥중에서 쓴 《항소이유서》에 얽힌 뒷이야기를 밝혀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14시간에 걸쳐 썼으며 퇴고*(推敲 : 글을 다시 다듬고 여러 번 고치는 것을 의미한다.)는 하지 않았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200자 원고지 100장 분량의 글을 첫 문장부터 끝 문장까지 미리 생각하고 수정 없이 완성했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그는 26살이었다.《항소이유서》는 명문장으로, 유시민 작가가 대중적 명성을 얻는 데 큰 몫을 하였다.
“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좋은 건 없을 걸사랑받는 그 순간보다 흐뭇한 건 없을 걸”오래전에 사람들이 즐겨 불렀던 포크 송 가사의 한 대목이다. 가사만 보아도 미소가 머금어지는, 밝고 흥겨운 노래다. 사랑은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사람들에게 가장 소중한 감정이다. 많은 사람이 사랑을 주제로 수많은 노래를 만들고 수많은 글을 썼다. 형태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사랑은 모든 사람들 사이에 존재한다. 부모와 자식, 남편과 아내, 형제자매, 친구…. 그래서 사랑에 대한 정의도 사랑하는 대상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성경은 사랑에 대해 이렇게
꼼꼼하고 집요한 성품을 타고난 나는 학교생활은 물론 사회생활 초반에도 내게 주어진 과제들을 빈틈없이 마무리해야 직성이 풀렸다. 이렇게 하나를 파고드는 ‘나무 지향적’ 성향은 신입 시절엔 제법 강점이 되었다. 업무에 서툴러도 문제를 만들지 않으려고 애쓰다 보니, 회사에서 믿고 맡겨주는 일들이 더 늘어갔다.어느덧 평사원 시절을 거쳐 두 번 이직한 나는 현재 직급이 대리로, 8년차 직장인이다. 묵직해지는 연차만큼 업무 범위와 책임 영역은 점점 커져간다. 회사에서는 한두 가지 일을 꼼꼼하게 해내는 것뿐 아니라, 연간계획과 중장기 전략까지
‘여름’하면 제일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가? 푸른 바다, 뜨거운 햇살, 녹음綠陰, 소나기, 휴가, 여행 등 여러 단어가 떠오른다. 이번 호에서는 여름과 잘 어울리는 스페인의 화가 호아킨 소로야Joaquin Sorolla의 예술 세계를 소개한다.그림을 감상하다 보면 작품 속에 담긴 무언가를 읽어내야 한다는 일종의 직업병 때문에 나는 편안한 마음보다는 고민과 질문을 가지고 작품을 대할 때가 많다. ‘왜 이렇게 그렸을까?’, ‘이 그림이 왜 유명할까?’, ‘작가는 어떤 의도로 그림을 그렸을까?’, ‘어디서 어떤 영향을 받아 표현한 것일까?
100세 시대, 코로나19 팬데믹 등 현 시대의 가파른 흐름 속에 제약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전 세계의 주요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 제약회사에서 올해로 9년째 근무하고 있는 전요섭 씨는 자신이 하는 일에 상당한 긍지와 확신을 가지고 있는 청년이다. 그런 그에게 ‘특별한 꿈’이 있다는데, 무슨 꿈을 꾸고 있는지 들어본다.투머로우 독자들에게 현재 자신이 하는 일을 소개해 주세요.바이오 제약기업인 한국MSD(Merck Sharp & Dohme Corp, 본사:미국)에서 2015년도부터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윤리경영팀에
‘타이타닉’과 ‘아바타 1, 2’로 이미 세계적인 반열에 오른 영화감독 제임스 카메론. 화려한 이력에 가려져 그가 열렬한 ‘바다 덕후’인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물’, ‘바다’, ‘심해’가 그가 만든 영화의 주요 배경이자 상징적 의미로 등장한다는 것을 쉽게 알아채리라. ‘바다’는 구체적으로 그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카메론 감독의 작품과 개인사를 살펴보며 바다를 향한 그의 남다른 사랑과 메시지를 확인해 보자.‘바다’ 배경 CG로 13년 만에 찾아와, 영화 ‘아바타 2: 물의 길’작년에
살다 보면 주변 사람들과 마음의 갈등을 겪을 때가 있다. 대화를 통해 갈등이 해소되면 좋지만, 때로는 갈등이 점점 더 심해져서 마음이 닫히고, 속상해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느끼기도 한다. 부부 사이에, 고부간에, 동료 간에나 직장 상사와의 갈등을 겪는 경우도 허다하다.사람이 사는 동안에 병균과 접촉하지 않고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가 마시는 물을 통해, 우리가 먹는 음식을 통해, 우리가 만지는 물건을 통해 우리는 수없이 많은 세균이나 병균들과 접촉한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 생태 및 진화 생물학부 노아 피어러Noah Fiere
제대 후 뭘 해야 할지 몰라 고민을 하면서 부산 서면 거리를 걷고 있었다. 5층짜리 건물의 3층 창문에 붙여 놓은 ‘일본어, 완벽 3개월 속성’이라는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독학 일본어 완성’보다는 조금 덜하지만 이 또한 과장광고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이미 나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학원 문을 열고 있었다.“정말 3개월 만에 일본어를 마스터할 수 있습니까?”“뭐… 정말 그런 분들도 있고, 몇 년째 공부하고 있는 분들도 계세요.”“어떻게 3개월 만에 가능한 거예요?”“저는 그냥 경리 직원이라 잘 몰
기다리던 방학, 그러나…방학이 기다리고 있는 7월은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온갖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한 달이다. 거의 100여 일 동안 규칙적인 행동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며 많은 것들을 받아들여야 했던 빡빡한 스케줄에서 잠깐 벗어나고 싶은 마음, 방학은 그런 일탈이 허락되는 완충지대라고 할 수 있다. 더운 날씨와 함께 학기 초의 쌩쌩했던 에너지가 고갈되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된 학생들에게 ‘방학’은 그야말로 천국처럼 다가올 것이다. 자고 싶을 때까지 실컷 자고, 마음껏 먹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해 보리라는 꿈을 꾸며 방학을 맞이한다.
지구상에 국왕이 통치하는 국가는 많지 않다. 아프리카 남부에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둘러싸인 작은 나라 에스와티니는 국왕이 직접 통치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내가 몸담고 있는 선교회에서는 전 세계 여러 나라들을 찾아가 복음을 전한다. 몇 년 전, 한국에서 음악 학교에 다니던 두 여학생이 에스와티니로 단기 선교를 떠났다. 노래를 잘하는 두 학생은 그곳에서 열리는 여러 행사에 찾아가서 노래를 부르며 복음을 전했다.오늘 졸업식에서 축가를 불러주고 싶습니다두 여학생이 에스와티니에서 활동하던 어느 날, 국립대학교에서 졸업식이 있었다. 두
글쓰기는 몸으로 익히는 수밖에 없다. 한번 터득했다고 그 실력이 유지되지 않는다. 몸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기억을 잃는다. 글 쓰는 법을 잘 익히고 글쓰기를 매일 하는 수밖에 없다. 비법은 없다.비문학적 글쓰기 공부를 일상화하기에 좋은 게 신문이다. 신문은 그날그날 새로운 뉴스를 담고 있어 읽기에 지루하지 않다. 늘 새로운 느낌으로 기사를 보고 흉내내면서 글쓰기 공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교재다. 신문은 기사가 상품이다. 모든 신문사는 쉽고 잘 읽히는 기사를 담으려 애쓴다. 그게 좋은 상품이기 때문이다.기사는 팩트를 가장 적확한
우리의 일상이 된 스마트폰 카메라사진은 순간을 포착해서 영원한 기록으로 남게 해주는 강력한 도구이다. 디지털 카메라가 나오기 전에 우리는 중요한 행사가 있거나 여행을 떠날 때 반드시 필름 카메라를 가지고 다녔다. 당시엔 사진을 제대로 잘 찍었는지 그 자리에서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필름을 현상해서 인화할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했다. 필름 값도 만만치 않아 촬영할 때 미리 생각을 하면서 셔터를 눌렀다. 또한 아무리 신중하게 찍었더라도 노출이나 구도가 잘못돼 나중에 사용하지 못하는 일도 종종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사람들 대부분이 스마트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우울감을 느끼고 때로 정신적으로 어려움도 겪는다. 과거에는 먹고사는 문제가 1순위라서, 지금처럼 정신적인 고통이나 문제들은 수면위로 잘 드러나지 않았다. 물질적인 환경은 이전보다 더 풍요로워지고 있지만, 우리의 마음은 점점 더 척박해지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아침 출근 시간에 ‘우울증 갤러리’에 대한 뉴스 방송을 들었다. 주로 청소년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인데, 누구나 접속해 우울 증세에 관해 대화를 하고 익명성이 보장되는 유해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이들은 선뜻 남에게 꺼내놓기 힘든 이야기를 자
십자군 전쟁, 1·2차 세계대전, 프랑스 시민혁명, 베트남전쟁,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최근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인류는 수많은 전쟁과 분쟁을 거쳐 왔고, 지금도 전쟁은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인간의 가장 오래된 행위가 ‘전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먼 옛날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 전쟁의 비극이다. 이번에는 전쟁화戰爭畵, 즉 전쟁 장면을 그린 그림들을 소개한다.‘전쟁화’라고 하면 제일 먼저 어떤 장면이 떠오르는가? 용맹한 장군의 자화상, 생생하고 참혹한 전투 장면, 전쟁에서 승리하여 기뻐하는 군인의 모습을 그
“사노라면 언젠가는 밝은 날도 오겠지. 흐린 날도 날이 새면 해가 뜨지 않더냐. (중략)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많은 사람들의 귀에 익숙한 노래 ‘사노라면’의 노랫말이다.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자신의 재주나 소유하고 있는 것들을 바탕으로 원하는 삶을 그리고, 우리가 그린 꿈이나 계획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간다. 우리가 그리는 행복에는, 특별히 염두에 두지 않지만 자연이 거저 주는 선물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햇빛과 달빛, 비와 바람, 산과 바다, 나무와 풀들, 맑은 공기, 예쁜 무지개 등 다 헤아리기도 어렵다.
《연필 하나로 가슴 뛰는 세계를 만나다》의 책 표지를 보며 나에게 ‘연필’이란 어떤 의미였는지 떠올려봤다. 학창 시절, 가장 효과적인 공부법이라고 추천되던 일명 깜지를 써내느라 항상 내 손은 연필 흑연의 새까만 때로 가득했다. 공부에 대한 압박감으로 손에서 놓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즐겨하지도 못했던 애증의 연필. 해방되고 싶은 공부라는 사슬, 학생의 신분으로서 감당해야 하는 지루하고 부담스런 일상의 한 상징이었던 연필.하지만 ‘연필 하나’가 지구 반대편에서는 새로운 세계를 ‘약속’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책의 저자 애덤 브라운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