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마저 비슷했던 모네와 마네는, 비슷한 이름 때문에 서로를 오해하며 서먹한 관계로 시작했지만 진솔한 대화 끝에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40살이 되기까지 무명화가로 살았던 모네, 그보다 8살이 많았던 선배 화가 마네는 세상이 모네를 알아줄 때까지 묵묵히 그를 지지해 주었다. 1883년 마네가 세상을 떠났고, 마네의 그림이 혹평을 받으며 미국으로 팔려갈 위기가 오자 모네는 마네의 그림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도록 일일이 편지를 써 그의 그림의 가치를 알렸고, 현재 마네의 그림은 그의 바람대로 루브르
3살 때부터 중국 상해에서 살았던 나는 3년 전에 홍콩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다. 홍콩에서 프랑스, 스웨덴, 인도, 인도네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유학 온 친구들을 많이 만났는데, 나를 보면 항상 “한국은 어떤 곳이야?” “한국어로 이건 뭐야?” 등등을 물었다. K-pop과 한국 드라마의 인기 덕분에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점점 늘어났지만, 한국에서 산 시간이 길지 않은 나는 그런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몰라 얼버무리고 피할 때가 많았다.코로나 사태로 한국에 들어오니 친구들이 ‘글로벌 키즈 캠프’를 같이 하자고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던 중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져 한국으로 돌아왔다. 아무 계획 없이 한국에 오다 보니 할 게 아무것도 없었다. 밖을 자유롭게 다닐 수 없는 상황이라 처음엔 집에서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 시청으로 보냈다. 오랜만에 만난 여유로운 시간에 몸은 편하고 재미있었지만, 며칠 가지 못했다. 삶이 점점 나태해졌다.때마침 나와 비슷한 사정으로 귀국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미국에서 가졌던 캠프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미국에선 자주 코리안 캠프를 열어. 한국어도 가르치고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건데, 얼마 전에 가진 온라인 코
저는 인성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평소 유명인의 특강이나 인성 관련 서적 및 자료들을 찾아 자주 읽고 공부하는데, 그 가운데 는 제게 가장 크게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강연이나 활동을 준비할 때 명쾌한 답을 찾지 못해 궁리하다 어려움에 봉착하면 를 펼치는데요, 그때 제가 원하는 답을 자주 찾았습니다. 투머로우는 제게 늘 감탄에서 나오는 느낌표를 만들어 줍니다. 자연히 매달 책이 오는 날을 기다리게 됩니다.최근에는 글을 써야 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과 통화하다가도 좋은 내용이
어릴 적 우리 집은 좀처럼 조용한 날이 없었습니다. 부모님의 싸움이 일상이었기 때문입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 형편도 부끄럽게만 느껴졌습니다. 늘 말이 적고 자신감이 없었던 저는 친구들의 놀림거리가 되었습니다. 매일 학교에서 힘든 시간을 버티고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의 싸움을 지켜보며 ‘언제쯤 이 지긋지긋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부모님이 원망스러웠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그 고민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에서 이런 글을 읽었습니다.“우리의 마
두려웠던 군 생활을 특별하게 해주었어요는 제 삶의 소소한 즐거움이자 저에게 특별한 군 생활을 만들어준 고마운 친구입니다. 제가 복무할 때 매달 잡지가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신병 시절 체력이 약하고 성격이 소심해 적응하기 힘들어하던 제게 용기와 심리적 안정을 주는 기사가 많았고, 선임이 되어서는 힘들어하는 후임 병사들에게 책을 권하기도 했습니다.저는 부대에서 ‘또래상담병’으로도 활동했는데, 를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상담 활동에 더욱 매진하면서 저만의 상담북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병사들과 대화를 나
지난 8월 29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를 읽고 느낀 점을 발표하는 ‘제1회 투머로우 말하기 대회’가 열렸다. 헛된 희생이 희망을 주는 나무로“여러분은 봉사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봉사를 헛된 희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봉사하여 제가 얻는 이득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봉사를 타인에게 보여주기 식으로만 했습니다. 그러나 를 본 후 제 생각은 바뀌었습니다. 먼저 이 교양지 안에는 정명철 씨와 같이 봉사활동을 통하여 지혜와 행복, 새로운 삶
어느 날 내가 벌레로 변해 가족에게마저 버림받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버티고 버티다 인생의 무대에서 초연히 물러나는 것이 최선일까? 어느 날 아침 눈을 떴는데 벌레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어떨까? 말도 할 수 없고, 자유롭게 움직이지도 못하고, 이상한 소리를 내는 흉측한 벌레가 되어 있다면 끔찍할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들이 우리에게도 종종 일어난다. 어느 날 갑자기 실직하거나 오랜 시간 마음을 쏟아 준비한 시험에서 떨어지거나 큰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우리는 마치 벌레가 된
코로나 시대에 대화를 이야기하는 게 조금 이상합니다. 요즘은 사람들을 멀어지게 만드는 요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외로움도 팬데믹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우리는 더더욱 연결되어야 합니다.어떻게 하면 잘 연결할 수 있을까요? 조금 어려운 질문인데, 저는 첫 번째로 잘 들을 수 있어야 하고, 10~15분 이상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직업이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알게 된 기술들이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더 좋은 대화를 위한 방법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첫째, 한꺼번에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며 살기 어려워진 현대 사회, 우리는 정말 괜찮은 걸까. 아니면 괜찮은 척하며 살아가는 걸까?손원평의 장편소설 는 선천적으로 감정 표현 불능증을 가지고 태어난 윤재와 문제아 곤이가 서로 화해하고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린 따뜻한 이야기다. 소설 마지막 장면에는 괴물 취급을 받던 윤재가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사람으로 변모하는데, ‘윤재와 곤이 그 둘 사이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그 과정을 찾아가본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 윤재윤재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엄마와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모든 것이 막막하고 세상에 홀로 버려진 듯 두려울 때,우리는 어디에서 힘을 얻고 살아갈까?사람들은 대부분 현재보다 나은 삶을 꿈꾸며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도전하지만 그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달의 책 에는 고등학교를 자퇴한 노숙자가 훗날 변호사로 변화하는 키 작은 피터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소설은 우리에게 ‘인생을 바꾸는 힘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못난이 난쟁이, 노숙자가 되다피터는 태어날 때부터 몸집도 작고 울음소리도 가냘프고 못 생겼다. 그의 아빠와 가족들은 아이가
혁명으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은 프랑스의 작가 빅토르 위고가 1845년부터 구상하여 1862년에 완성한 소설로 이후에 영화, 뮤지컬, 연극 등으로도 만들어진 명작이다.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가브로슈’라는 소년을 기억할 것이다. 가브로슈는 허름한 옷차림의 가난한 사람들이 마차를 탄 부유한 사람들을 에워싸고 ‘Look down’이란 노래를 부르며 구걸하는 장면에서 등장한다. ‘Look Down’은 ‘고개 숙여 가난한 이들을 보라’는 의미다. 노래 가사에는 ‘우린 자유를 얻기 위해 왕의 목을 쳤는데 지금은 빵을 위해 투쟁
오목눈이, 뱁새는 머리에서 꽁지까지 합쳐 12센티미터, 무게도 10그램이 채 되지 않는다. “뱁새가 황새 쫓아가려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말이 있을 만큼 아주 작은 새다. 그가 막 태어났을 때, 사자자리와 뱀자리 사이에 있는 작고 희미한 ‘육분의’* 자리만 홀로 빛나서 그의 엄마가 이름을 ‘육분의(육분이)’라고 지어주었다. 비록 몸집은 작아도 곳곳을 잘 살피고, 자기가 앉고 날아갈 방향도 살피라는 뜻이었을 것이다.*육분의는 두 가지 뜻으로 사용된다. 첫째 사자자리와 바다뱀자리 사이에 있는 작고 희미한 별자리. 둘째, 태양, 달, 별
1930년대 미국의 경제공황을 시대 배경으로 한 은 우리나라 초등학교 3학년 국어교과서에도 일부 내용이 소개되어 있는 그림책이다. 주인공 소녀의 이름은 ‘리디아 그레이스 핀치’. 아버지가 오랫동안 실직 상태이고 엄마도 옷을 만드는 일거리가 없어서, 경제사정이 좋아질 때까지 리디아는 도시에서 빵집을 하는 외삼촌 집에 맡겨져야 한다. 가족들은 헤어져 살아야 할 생각에 모두 눈물을 흘리며 슬픔에 젖는다. 하지만 리디아의 가족은 뭔가 다르다. 슬픔의 원인을 서로에게 돌리면서 불평하고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이
‘기생충’과 비견되는 작품?최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것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샘하듯 이런 말을 했다. “아카데미 수상작이 한국 영화다. 도대체 뭐하는 짓이냐?” 그러면서 미국에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같은 훌륭한 영화가 많은데 왜 미국 영화가 최고상을 수상하지 못했냐며 자못 아쉬워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도대체 어떠한 영화이기에 대통령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의 호평을 얻은 것일까?노예제도로 갈라졌던 미국의 남과 북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2015년부터 시행된 우리나라의 인성교육진흥법은 인성교육을 의무로 규정한 세계 최초의 법이다.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을 갖춘 시민 육성을 목적으로 하는 이 법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며 타인, 공동체, 자연과 더불어 사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라며 인성교육을 정의하고 있다.세계 최초로 이런 법이 만들어진 것을 뒤집어 생각해 보면, 인성교육을 법제화해야 할 만큼 우리나라에 인성이라는 가치의 중요성이 깨지고 인성 경시 풍조가 심각해졌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우리나
가난한 화가의 길을 걷다모네는 1840년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가족이나 친구들이 그가 그린 그림을 사려고 할 정도로 그림 실력이 뛰어났던 그는 18세가 되자 아버지의 반대를 뒤로하고 무명 화가였던 고모의 집으로 가서 그림 수업을 받았다. 그 후 빛으로 색을 표현하는 풍경화가 외젠 부댕의 영향을 받아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자연과 빛에 대하여 큰 관심을 가졌다.1859년 봄, 파리의 사립 예술학교 ‘아카데미 쉬스’에 입학한 그는 젊은 예술가 그룹에 가입해 예술과 문학 공부에 매진한다. 1860년에는 군대에 소집
2020년 새해 1월호를 우체통에서 꺼냈다. 투명비닐 안에 담긴 표지를 보면서 첫 느낌은 다양한 분야의 내용이 실려 있겠다는 기대감이었다. 는 내가 젊었을 때 읽던 잡지와는 내용이 전혀 다르기에 늘 진지한 마음으로 읽는다.이번호 기사 중에서 특히 ‘나처럼 꿈꿀래?’의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읽었다. 어렸을 때 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흔히 장래의 직업을 말하고, 좀 더 성장했을 땐 자신이 잘하는 분야와 관련 있는 직업을 말했다. 점점 이성과 감성이 발달하면서 소위 ‘잘 나가는’ 직업보다 즐거워하면서 할 수 있는
10년 동안 20개가 넘는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김대의 씨는 최근 자신의 아르바이트 경험을 담은 이란 책을 냈다. 아르바이트의 경험으로 세상을 배우고 스스로를 찾았다는 그는 아르바이트생에게 가장 중요한 태도로 ‘주인의식’을 꼽았다. 근무했던 곳마다 ‘이달의 우수사원’으로 뽑히며 취업까지 성공한 김대의 씨를 만났다. “처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땐 돈을 벌 생각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막상 일을 하다 보니, 혼이 많이 났습니다. 지각해서 혼나고, 매뉴얼을 안 지켜서 혼나고…. 청소도 못해
나는 어릴 때부터 그랬다.칠칠치 못한 나는 걸핏하면 넘어져무릎에 딱지를 달고 다녔다.그 흉물 같은 딱지가 보기 싫어손톱으로 득득 긁어 떼어내려고 하면아버지는 그때마다 말씀하셨다.딱지를 떼어내지 말아라 그래야 낫는다.아버지 말씀대로 그대로 놓아두면까만 고약 같은 딱지가 떨어지고딱정벌레 날개처럼 하얀 새살이돋아나 있었다.지금도 칠칠치 못한 나는사람에 걸려 넘어지고 부딪히며마음에 딱지를 달고 다닌다.그때마다 그 딱지에 아버지 말씀이얹혀진다.딱지를 떼지 말아라 딱지가 새살을 키운다.글=이준관1971년 신춘문예에 동시가, 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