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여섯의 노인은 오늘도 골방에 들어앉아 고서를 열심히 베껴 쓰며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노인이 15세의 나이에 스승께 받은 가르침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키기 위함이다. 관 뚜껑을 덮기 전에는 스승의 ‘지성스럽고 뼈에 사무치는 가르침’을 저버릴 수 없다는 그의 이름은 치원巵園 황상, 그리고 그의 스승은 바로 다산茶山 정약용이다. 한양대 정민 교수가 쓴 글《삶을 바꾼 만남》은 정약용과 황상의 만남, 사제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정리情理를 이야기한다. ‘더벅머리 소년이 스승이 내린 짧은 글 한 편에 고무되어 삶이 송두리째 바뀌어가는 과정’
코로나가 풀리면서 오랜만에 마음 먹고 떠난 해외 여행. 한국에서 출발해 미국까지 15시간 비행기를 타고 간 뒤, 다시 10시간을 더 내려가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쉽사리 갈 수 없는 먼 곳인데다가, 새롭고 다양한 자연과 문화를 접하리라는 생각에 크게 설렜다.아르헨티나는 ‘은’을 의미하는 아르겐툼 Argentum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아르헨티나의 라플라타 강 상류에 은으로 된 산이 있다고 사람들이 믿었다는데, 그만큼 오래전부터 기대를 준 땅이 아니었을까.분홍빛 저택으로 알려진 대통령궁은 시내 한가운
올봄은 예년의 봄과 다르다. 우리의 발목을 묶어두었던 코로나가 물러가고, 얼굴에서 마스크가 해제된 자유로운 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디든 떠나고 싶어 모두의 마음이 들썩거린다. 가장 먼저 봄꽃 축제가 열리는 남녘 땅 광양으로 목적지를 정한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잠시 피고 지는 꽃만 보기가 아쉬워, 인근의 문화 콘텐츠를 검색해 본다. 마침 도시 재생 사업으로 새롭게 탈바꿈한 ‘인서리공원’과 국제적 규모의 ‘전남도립미술관’, 광양역 폐창고를 개조한 ‘광양예술창고’가 핫플레이스로 올라온다. 광양 여행은 당일치기도 가능하지만,
요즘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프로그램인 챗GPT 열풍이 뜨겁다. 도대체 챗GPT는 무엇인가? 쉽게 정의하면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로 기계와 소통하는 프로그램 시스템이다. 2022년 말, 세상에 공개된 챗GPT가 무슨 기능을 갖고 있으며, 우리는 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살펴보자.Q : 네이버 뉴스 중 경제면 소식을 파이썬*으로 크롤링**해서 받아 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파이썬Python : 인터넷 프로그래밍 언어.**크롤링crawling : 웹 페이지를 그대로 가져와서 거기서 데이터를 추출해 내는 행위다. 크롤
우리함께 사회적협동조합(이하 우리함께)이 주최하는 지역 주민을 위한 콘서트가 지난 3월 25일(토) 서초문화예술회관 아트홀에서 열렸다.우리함께가 서초구 문화예술청년 창업지원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후 처음 열린 이번 공연에는 대학생, 청년으로 결성된 '아미고 밴드'가 'Fly to the moon', '혼자가 아닌 나', '걱정 말아요 그대' 등 다채로운 음악을 선보였고, 600여 명의 관객들이 참석해 공연을 즐겼다. 또한, 안동국제탈춤 페스티벌, 세계 탈놀이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초등학생 댄스팀 '사파리'가 특별 초청공연을 해
(서울=데일리투머로우)박법우 기자=새소리어린이합창단 창단 기념음악회가 4월 2일(일) 저녁 7시 서울 그라시아스 아트센터에서 개최됐다.그라시아스합창단과 새소리음악중고등학교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음악회에서 새소리어린이합창단은 ‘네잎클로버’, ‘에델바이스’, ‘꼭 안아줄래요’, ‘파란 나라’ 등을 불러 관객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선사했다.이날 공연의 마지막은 새소리어린이합창단이 그라시아스합창단, 새소리음악중고등학교의 그라시아스소년소녀합창단과 함께 ‘아름다운 대지’, ‘You raise me up’을 불러 감동을 더했다.
자료수집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글을 쓰기 힘들다. 자료수집을 철저히 하면 배열만 잘해도 좋은 글이 된다. 자료가 많으면 글 쓰는 사람은 마음이 푸근하다. 창고에 곡식이 가득해 겨울나기가 두렵지 않은 농부의 마음과 같다. 좋은 글은 다양하고 풍부한 자료에서 나온다. 재료가 많으면 만들 수 있는 요리가 많지 않은가. 요리를 즐긴다면 평소 냉장고에 삼겹살부터 청양고추까지, 육류와 채소류를 쟁여두어야 한다. 언제든 요리할 수 있게. 글쓰기도 자료 준비가 되어 있으면 언제든 컴퓨터 앞에 앉을 수 있다. 《식객》,《타짜》,《각시탈》 등 수많은
사람들에게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아시나요?”라고 질문하면, 대부분 “네, 알지요.”하면서 말끝에 ‘자기 귀를 자른 사람’, ‘정신병원에 있던 화가’라고 덧붙인다. 우리가 생각하는 고흐는 보통 사람들과 다른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 같지만, 그의 인생과 작품을 깊이 들여다보면 따뜻한 마음씨와 그림을 사랑한 뜨거운 열정이 숨어 있다. 나에게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1)는 특별한 존재다. 고흐의 그림이 나를 다시 새롭게 도전하도록 발받침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연이은 두 번의
아무리 잘 차린 진수성찬도 간이 맞지 않으면 먹기가 어렵다. 음식의 맛을 내는 데에 소금 만한 조미료는 없다. 다산 정약용의 글 모음집《여유당전서》 중 소금 정책을 논한 ‘염책鹽策’에 이런 내용이 있다. “무릇 소금은 백성들이 늘 먹어야 되는 것이다. 비록 오곡이 있어도 맨밥을 먹을 수 없고, 여러 가지 나물이 있어도 나물을 그냥 절일 수는 없다. 소금으로 초와 간장을 만들고 소금으로 육장을 담근다. 소금으로 나물을 무치고 소금으로 국의 간을 맞추고 소금으로 음식 재료간의 약성藥性을 조화시킨다. 날마다 먹는 음식 가운데 한 가지라도
자취를 처음 시작한다면, 사소한 것 하나도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궁금해지고 말이다. 초보 자취러들의 고민 사연을 모아, 선배 자취러에게 물었다.Q. 20살, 대학생입니다. 가족과 함께 살던 집을 떠나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생활패턴이 엉망이 되었어요. 자는 시간이 늦어지니, 일어나는 시간도 불규칙해지고요. 늘 급하게 준비하고 나가다 보니 집안은 늘 어질러져 있네요. 공간도, 시간도 잘 관리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단, 5분이라도 조금씩 지속적으로 정리 정돈은 단 5분이라도,
국제대회에서 29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국위선양을 이룬 ‘암벽 여제’ 김자인 선수를 비롯해, ‘클라이밍 천재 소녀’라고 불리며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내고 있는 서채현 선수는 우리나라 대표 클라이밍 선수이다. 아찔한 벽을 오르는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하지만, 정작 오르는 자는 두려움 없이 성큼성큼 올라가고, 그 모습은 잔잔하며 침착하다.형형색색의 ‘홀드’를 잡으며, ‘문제를 푸는’ 클라이밍의 인기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여가 플랫폼인 프립Frip이 공개한 ‘2022년 MZ세대 취미 여가 생활 트렌드 리포트’
글을 써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리면 누구나 힘겨워하면서도 글을 쓰려고 한다. 그 글들을 모아 책을 내고 싶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듣는다. 모니터 속 A4용지를 바라보면 막막하고 두려우면서도 말이다. 글을 좀 쉽게 쓸 수 있는 길은 없을까? 고수들은 많이 써보라고 한다.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스스로 글을 갈고 다듬어야만 제대로 쓸 수 있다는 뜻이다. 그게 전부일까? 거기에 뭔가 더 있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글쓰기’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길을 연재한다. 단언컨대 비법은 아니다. 하지만 따라 하면 글쓰기가 한결 더 친
20대 직장인 A씨의 하루이다. 유튜브에서 추천하는 음악을 들으며 출근길에 오른다. 책상에 앉아 이메일을 확인하고, 인기 검색어 및 온라인 뉴스를 확인한다. 보고서에 제출할 자료를 정리하기 위해 전자 도서를 활용하고, 인터넷 검색을 쉬지 않는다. 퇴근 후에는 유튜브에 ‘파스타 만드는 법’을 검색해 요리하고, 여가 시간에는 책을 읽거나 유튜브 영상을 보다 잠이 든다. A씨처럼, 우리는 매일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읽으며 살아간다. 예전에는 ‘읽는다’는 것의 목적어가 글이나 책 등 인쇄물에 한정되어 있었다면, 지금은 인쇄물과 디지털 세계를
지난 10월 중순에 이스라엘로 가는데 직항 노선이 없었다.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공항에서 무려 17시간을 기다렸다가 환승을 해야 했다. 마침 그 나라에 사는 지인이 내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잠깐일지라도 아디스아바바 시내 구경도 하고 유명한 에티오피아 커피도 한 잔 하라고 해서 공항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그는 한국인이라면 아디스아바바에서 꼭 보고 가야 할 곳이 있다며 나를 먼저 거기로 안내했다. 그곳은 에티오피아의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탑이었다. 나는 그 기념탑 앞에서 눈물 나게 고맙고, 너무 미안해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강뉴부대원
올해 1월 16일, 2022 아세안축구연맹 미쓰비시컵을 마지막으로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축구의 5년에 걸친 인연이 마침표를 찍었다. 결승전에서 태국에 우승컵을 내주긴 했지만, 그가 베트남에서 이룬 업적은 ‘박항서 매직’, ‘파파 리더십’이라 불릴 만큼 큰 파장을 일으켰다. 박 감독이 부임한 이후 AFF(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우승했으며, 동남아시안 게임(SEA)에서 60년 만에 우승, 2022년 월드컵 지역 최종 예선에 최초로 진출하면서, 축구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베트남 전역에서 큰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 하
암벽 타는 장비를 스스로 제작하던 청년이 등산 장비 회사를 차리는 것은 그리 새로운 발상은 아니다. 그 회사를 의류 영역까지 넓혀 세계 굴지의 아웃도어 브랜드로 만든다면 대단한 성공이지만, 가끔은 있을 법한 일이다. 그런데 60년 넘게 키워온 회사를 ‘지구’에게 통째로 넘겨버린다는 것은 세상에 처음 있는 일이고, 아마도 회사를 물려받은 지구도 내심 놀랐을 것이다. 그 결정을 내린 주인공이 올해 여든넷이 된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 회장이다. 새로운 기부 방식을 선포한 기업가 지난해 9월, 이본 쉬나드 회장은 4조 원이
코로나바이러스가 한창일 때엔 대중교통 이용을 자제하다가, 얼마 전부터 시내버스를 타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버스정류장은 더 쾌적하고 편리하게 달라져 있었고, 늘 다니던 길도 눈높이가 높은 버스에서 바라보니 승용차에서 볼 수 없었던 도시 풍경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 속에는 도심을 안전하고 경쾌하게 해주는 디자인들이 곳곳에 담겨 있었다. Public Design길을 걷다보면 예전과 달라진 시설물들이 보인다. 버스 도착 예정시간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첨단 서비스가 더해진 정류장, 인도에 가지런히 놓인 푸른 식물들, 허름했던
운동하기, 영어 공부하기, 자격증 따기, 매일 책 한 권 읽기! 꿈을 이루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매년 그랬듯이 새해가 밝으면 신년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바쁘게 하루를 보내지만 왠지 별로 한 일이 없는 것 같고 시간을 허투루 보낸 느낌에 불안해진다. 그렇다면 플래너를 활용해보자. 나의 하루를 꼼꼼하게 체크하고, 돌아보고, 평가한다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매일 나의 시간관리를 도와줄 유용한 플래너 몇 종류를 골라 소개한다.프랭클린플래너 2023 캐주얼플래너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플래닝 시스템을 자
한겨울의 눈 덮인 산은 심히 아름다워 보인다. 하얗게 변해버린 산을 보며, 언젠가는 꼭 설산雪山에 올라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드디어 올해, 벼르고 벼르던 설산 산행을 실행했다. “추우니까 어디 나가지 말고 집에 있어라.”라는 어머니의 걱정을 잠시 뒤로 하고, 단단히 옷을 여며 입고 집을 나섰다. 아침부터 거세게 눈발이 흩날렸다. 함께 오르기로 한 친구는 눈이 온다며, 좀 더 오르기 쉬운 산으로 목적지를 바꿨다. 하지만 아침 9시가 지나니, 구름 가득했던 하늘이 열리며 눈도 멈췄다. 하늘이 도왔다며 산행을 시작했다. 설산을 오르기
입시 면접, 조별 과제 발표, 사내 아이디어 발표….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피치 기술 즉 ‘사람들 앞에 나와 말을 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자기표현 시대’라 불리는 요즘은 그 중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최근, 3만 명 가까운 이들을 인터뷰한 베테랑 방송인 이금희 씨가 22년 6개월간 대학에서 말하기 수업을 가르치며 쌓은 노하우를 담아 책으로 출간했다. 그 내용 중, 실전 발표에서 알아두면 유용할 팁들을 소개한다. 언제 어디서든 말하기 연습을 할 수 있다말하기가 어색한 이들에게 이금희가 제안하는 첫걸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