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우울감을 느끼고 때로 정신적으로 어려움도 겪는다. 과거에는 먹고사는 문제가 1순위라서, 지금처럼 정신적인 고통이나 문제들은 수면위로 잘 드러나지 않았다. 물질적인 환경은 이전보다 더 풍요로워지고 있지만, 우리의 마음은 점점 더 척박해지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아침 출근 시간에 ‘우울증 갤러리’에 대한 뉴스 방송을 들었다. 주로 청소년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인데, 누구나 접속해 우울 증세에 관해 대화를 하고 익명성이 보장되는 유해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이들은 선뜻 남에게 꺼내놓기 힘든 이야기를 자
십자군 전쟁, 1·2차 세계대전, 프랑스 시민혁명, 베트남전쟁,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최근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인류는 수많은 전쟁과 분쟁을 거쳐 왔고, 지금도 전쟁은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인간의 가장 오래된 행위가 ‘전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먼 옛날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 전쟁의 비극이다. 이번에는 전쟁화戰爭畵, 즉 전쟁 장면을 그린 그림들을 소개한다.‘전쟁화’라고 하면 제일 먼저 어떤 장면이 떠오르는가? 용맹한 장군의 자화상, 생생하고 참혹한 전투 장면, 전쟁에서 승리하여 기뻐하는 군인의 모습을 그
《연필 하나로 가슴 뛰는 세계를 만나다》의 책 표지를 보며 나에게 ‘연필’이란 어떤 의미였는지 떠올려봤다. 학창 시절, 가장 효과적인 공부법이라고 추천되던 일명 깜지를 써내느라 항상 내 손은 연필 흑연의 새까만 때로 가득했다. 공부에 대한 압박감으로 손에서 놓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즐겨하지도 못했던 애증의 연필. 해방되고 싶은 공부라는 사슬, 학생의 신분으로서 감당해야 하는 지루하고 부담스런 일상의 한 상징이었던 연필.하지만 ‘연필 하나’가 지구 반대편에서는 새로운 세계를 ‘약속’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책의 저자 애덤 브라운은 말
'경리단길’에서 시작된 서울 곳곳의 리단길리단길은 2009년에 서울의 이태원동 ‘경리단길’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태원동에 있던 경리단 건물 자리에서 하얏트호텔 앞의 회나무로와 그 주변 골목을 말한다. 미군 부대가 주변에 있어서 일찌감치 외국인들의 주거 단지로 조성되었고 이국적인 식당과 카페가 많았다. 다른 곳에서는 접하기 힘든 터키, 스페인, 그리스 음식, 미국식 피자 등 외국 음식을 맛보고, 개성 넘치는 가게를 접하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이 몰리면서 트렌디한 동네로 세간에 알려졌다.경리단길을 처음으로 패러디한 곳은 홍익대학교 주변의
숨쉬듯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은 없을까? 고민하고 있던 작년 이른 봄, 우연히 회사 동료가 점심시간에 맨발로 산책 나가는 것을 보고 호기심이 일었다. “왜 맨발걷기를 하십니까?” 하고 물으니 “건강에 좋다고 해서 요즘 하고 있어요.”라고 답하고 그는 뚜벅뚜벅 멀어져 갔다. 그 뒷모습이 신기하게 보여, 다음 날 동료를 따라나섰다. 식사 후 커피 한 잔으로 식곤증을 달래던 나는 처음으로 회사 정원을 가로질러 가까운 야산에 올랐다. 그것도 맨발로 말이다. 그날 이후, 일 년 넘게 이 운동을 계속하게 될 줄은 몰랐다. 맨발걷기가 어쩌다
# 나는 누구와 있을 때 편히 쉴 수 있는가?주한 벨라루스 대사인 안드레이 체르네츠키 박사가 인터뷰 중에 해준 이야기가 있다. 대담 주제와 딱히 맞지 않아 메모만 해둔, 혼자 듣기엔 아까운 말이었다.“서로 남남이었던 남녀가 만나 사랑하고 함께 살게 됩니다. 하지만 살다 보면 가정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상황이 되면 저는 아내에게 이야기합니다.‘여보, 들어봐. 우리가 싸워야 할 이유를 댄다면 천 가지도 댈 수 있어. 그러나 싸우지 않아도 될 이유가 단 한 가지라도 있으면 돼. 그걸 찾아보자.’ 그리고 서로가 공통으로 좋
“모든 돌덩어리 안에는 조각상이 있고, 그것을 발견하는 것이 조각가의 임무이다.”레오나르도 다 빈치, 라파엘로 산치오와 함께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3대 거장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1475~1564)가 남긴 유명한 말이다. 미켈란젤로는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과 같은 성화聖畫를 그린 화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동시에 ‘다비드’, ‘피에타’를 만든 천재적인 조각가이기도 하다. 자신을 화가가 아닌 조각가로 여겨 달라고 할 정도로 조각에 혼신의 열정을 다한 그의 작품에는 대리석에 갇혀 있는 인물을 끄집어낸 것처럼 살아 숨쉬는 생동감이
문화재청은 3일, 종묘 신실에 봉안 전승된 ‘조선왕조 어보(御寶)‧어책(御冊)‧교명(敎命)’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어보란 국왕, 왕세자, 왕세제, 왕세손과 그 배우자를 해당 지위에 임명하는 책봉 때나 국왕, 왕비, 상왕, 왕대비, 대왕대비 등에게 존호(尊號), 시호(諡號), 묘호(廟號), 휘호(徽號) 등을 올릴 때 제작한 의례용 인장을 말한다.어책은 어보와 함께 내려지는 것으로 의례에 대한 역사적 배경과 의미, 내용을 기록한 책이다. 신분과 재질에 따라 어보는 금보(金寶)・옥보(玉寶)・은인(銀印) 등으로, 어책은 옥
서머싯 몸의 소설《달과 6펜스》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화가 폴 고갱. 흔히 ‘고갱’이라고 하면 고흐와 함께 거론되거나, 착한 고흐 vs. 나쁜 고갱으로 양분되기도 한다. 인터넷에 고갱을 검색해보면 연관 검색어로 ‘타히티 섬’이 나온다. 다른 화가들이 당시 예술의 중심축인 파리로 모여들 때, 그는 왜 남태평양 타히티 섬으로 향했을까?폴 고갱Paul Gauguin이 태어난 1848년 당시 유럽은 한창 혁명 중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사업가 집안 출신의 자유주의 언론인이었는데 신문에 기고한 기사로 인해 프랑스에서 추방령을 받는다. 그래서 고
일흔여섯의 노인은 오늘도 골방에 들어앉아 고서를 열심히 베껴 쓰며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노인이 15세의 나이에 스승께 받은 가르침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키기 위함이다. 관 뚜껑을 덮기 전에는 스승의 ‘지성스럽고 뼈에 사무치는 가르침’을 저버릴 수 없다는 그의 이름은 치원巵園 황상, 그리고 그의 스승은 바로 다산茶山 정약용이다. 한양대 정민 교수가 쓴 글《삶을 바꾼 만남》은 정약용과 황상의 만남, 사제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정리情理를 이야기한다. ‘더벅머리 소년이 스승이 내린 짧은 글 한 편에 고무되어 삶이 송두리째 바뀌어가는 과정’
코로나가 풀리면서 오랜만에 마음 먹고 떠난 해외 여행. 한국에서 출발해 미국까지 15시간 비행기를 타고 간 뒤, 다시 10시간을 더 내려가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쉽사리 갈 수 없는 먼 곳인데다가, 새롭고 다양한 자연과 문화를 접하리라는 생각에 크게 설렜다.아르헨티나는 ‘은’을 의미하는 아르겐툼 Argentum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아르헨티나의 라플라타 강 상류에 은으로 된 산이 있다고 사람들이 믿었다는데, 그만큼 오래전부터 기대를 준 땅이 아니었을까.분홍빛 저택으로 알려진 대통령궁은 시내 한가운
요즘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프로그램인 챗GPT 열풍이 뜨겁다. 도대체 챗GPT는 무엇인가? 쉽게 정의하면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로 기계와 소통하는 프로그램 시스템이다. 2022년 말, 세상에 공개된 챗GPT가 무슨 기능을 갖고 있으며, 우리는 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살펴보자.Q : 네이버 뉴스 중 경제면 소식을 파이썬*으로 크롤링**해서 받아 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파이썬Python : 인터넷 프로그래밍 언어.**크롤링crawling : 웹 페이지를 그대로 가져와서 거기서 데이터를 추출해 내는 행위다. 크롤
배움의 장소에서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은 새해의 첫 달인 1월보다 더 활기차고 긴장감 넘치는 시기다. 달리기 대회에서 출발 신호를 기다리며 준비 자세를 취하고 있는 기분이랄까? 학생들과 교사, 학부모들은 올해 교실에서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일들을 마주하게 될지 기대를 갖는다. 그래서 3월은 항상 설렘과 열정으로 가득하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일들을 새 다이어리에 적어 보는 것 또한 행복한 일이다. 잘 알려진 심리학자 매슬로우A.H.Maslow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의 피라미드형 구조로 설명한다. 하단부의 욕구가 채워지면 더
사람들에게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아시나요?”라고 질문하면, 대부분 “네, 알지요.”하면서 말끝에 ‘자기 귀를 자른 사람’, ‘정신병원에 있던 화가’라고 덧붙인다. 우리가 생각하는 고흐는 보통 사람들과 다른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 같지만, 그의 인생과 작품을 깊이 들여다보면 따뜻한 마음씨와 그림을 사랑한 뜨거운 열정이 숨어 있다. 나에게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1)는 특별한 존재다. 고흐의 그림이 나를 다시 새롭게 도전하도록 발받침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연이은 두 번의
(서울=데일리투머로우)박법우 기자=26일(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NGO 단체인 국제청소년연합(IYF, International Youth Fellowship)이 주최하는 대학생 해외봉사단 귀국보고회 ‘굿뉴스코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굿뉴스코 페스티벌’에서는 지난 1년 간 37개국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온 굿뉴스코 해외봉사단원들이 각국의 문화와 봉사 경험을 댄스와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소개했다.
자신만의 한계에 갇혀 있지는 않으신가요?글 서승희저는 태어날 때부터 중증 빈혈을 가지고 태어났고, 발은 평발에다 오른쪽 발목은 휘어있었습니다. 몸이 약하다 보니 일상적인 움직임 외에는 최대한 쉬고 몸을 사리며 지냈습니다. 가벼운 달리기에서도 숨이 넘어갈 것 같아서, ‘나는 약하니까 조심해야 해.’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친구들은 이런 저를 언제나 ‘비실이’, ‘약골’이라고 불렀습니다.그런데 엄청난 일이 제게 닥쳤습니다. 학교에서 ‘국토대장정’을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제게
(이스탄불=김한길 글로벌리포터) 6일, 튀르키예의 남부, 시리아 국경에 인접한 도시 카흐라만마라쉬 (Kahramanmaraş)에서 9시간 간격으로 발생한 규모 7.8과 7.6 강진으로 인해 현재까지 3천419명이 목숨을 잃었다.전국에서 수색과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부상자는 2만534명, 파괴된 것으로 확인된 건물 수만 5775채로 보도되었으며 이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진학자들에 따르면 아나톨리아와 아라비아 반도까지 100킬로미터 이상의 균열을 일으킨 이번 지진은 전 세계 통틀어 최근 몇 년 동안의 가장
암벽 타는 장비를 스스로 제작하던 청년이 등산 장비 회사를 차리는 것은 그리 새로운 발상은 아니다. 그 회사를 의류 영역까지 넓혀 세계 굴지의 아웃도어 브랜드로 만든다면 대단한 성공이지만, 가끔은 있을 법한 일이다. 그런데 60년 넘게 키워온 회사를 ‘지구’에게 통째로 넘겨버린다는 것은 세상에 처음 있는 일이고, 아마도 회사를 물려받은 지구도 내심 놀랐을 것이다. 그 결정을 내린 주인공이 올해 여든넷이 된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 회장이다. 새로운 기부 방식을 선포한 기업가 지난해 9월, 이본 쉬나드 회장은 4조 원이
최근 난방비 상승에 이어 택시요금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시민들의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서울시에 따르면 다음달 1일 새벽 4시부터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이 3천8백 원에서 4천8백 원으로 1천 원(26%) 인상된다. 서울 중형택시는 기본요금 인상과 함께 기본거리가 2km에서 1.6km로 줄어 이용객들이 느끼는 상승폭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132m당 100원이던 거리당 부과요금이 131m당 100원으로, 31초당 100원이던 시간당 부과요금은 30초당 100원으로 각각 조정된다.심야 시간의 요금
코로나바이러스가 한창일 때엔 대중교통 이용을 자제하다가, 얼마 전부터 시내버스를 타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버스정류장은 더 쾌적하고 편리하게 달라져 있었고, 늘 다니던 길도 눈높이가 높은 버스에서 바라보니 승용차에서 볼 수 없었던 도시 풍경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 속에는 도심을 안전하고 경쾌하게 해주는 디자인들이 곳곳에 담겨 있었다. Public Design길을 걷다보면 예전과 달라진 시설물들이 보인다. 버스 도착 예정시간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첨단 서비스가 더해진 정류장, 인도에 가지런히 놓인 푸른 식물들, 허름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