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돌아온 지 벌써 두 달이 지났다. 몸은 한국에 와 있지만, 마음은 여전히 인도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곤 한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서울 도심을 다닐 때면 사람을 콩나물시루처럼 빽빽이 태우고 차 문은 절대 닫지 않는 인도 기차가, 철판을 덕지덕지 붙인 인도의 고물 버스가 떠오른다. 그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인도의 냄새와 분위기도 느껴지는 듯하다.나는 16살에 인도 뭄바이로 유학을 떠나 그곳에서 6년간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대학은 한국에서 가기로 정해 다시 인도 생활을 정리했다. 인도는 내게 ‘영어’와 ‘학교 졸업
쌀쌀한 바람 불어오는 11월이 되니 ‘김치’와 관련한 키워드가 인기 검색어로 떠오른다. 예전에는 젓갈이며 고춧가루 등 김장 속재료가 주요 관심사였다면, 요즘에는 맛있는 김치를 주문할 수 있는 브랜드를 알아보는 이들이 더 많다. 핵가족과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이 비용적으로나 시간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김장에 도전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치 연구가 배양자 씨는 김치를 만들기 어렵다는 생각만 바꾸면 혼자 살면서도 맛있는 김치를 담가 먹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얼마 전, 그 비법이 담긴 책을 출간했는데 그 안
오래전부터 인류는 유익한 것을 외부로부터 받아들이고, 때론 널리 전하며 ‘교류’를 해왔다. 상품 교역을 통해 ‘의식주’를 비롯한 삶의 전반이 풍요로워졌으며, 학문과 기술의 교류를 통해 의학‧과학 등에 큰 발전을 이뤄 일상을 더욱 편리하게 바꿔놓았다. 이외에도 환경 보존 및 인권 보호와 같은 공공선公共善을 실현하기 위한 국제적인 단체가 결성되는 등 오늘날까지 다양한 형태의 교류가 이어오고 있다. 어제와 오늘 우리는 무엇을 얻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교류해왔는지, 이모저모를 살핀다.교류, 주고 받는 기쁨 - ② 어제와 오늘의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의 작품 ‘청춘은 아름다워라’에는 진정한 행복과 사랑을 찾아다니며 고뇌하는 한 청년이 등장한다. ‘청춘’이라는 단어 옆에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설렘’이 동반한다. 어느 때보다 반짝이는 시기이지만 동시에 미성숙하기에 쉽게 상처받고, ‘가능성’이 되려 묵직한 막막함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여기, 그 젊은 날을 조금 특별한 곳에서 보내는 이들이 있다. 호주로 봉사활동을 떠난 8명의 대학생. 때론 고민과 후회 속에 빠지기도 하지만, 새로운 도전과 배움의 기쁨이 더 크다고 말하는 이들의 봉사기를 들여다본다.
정신없이 살다가도,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한결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계절이 왔다. 늘상 경로가 같은 퇴근길, 작은 책방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한 사람이 책을 들고 이야기하고,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저자 초청 모임인 것 같았다. 독서 모임에 한 번쯤 참여해보고는 싶었지만, ‘책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또는 ‘스케줄이 맞지 않아서’라는 핑계로 신청서 한번 제출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가을에는 미뤄둔 버킷리스트를 실행에 옮겨보기로 했다.“어디에서 신청할 수 있지?” 포털 사이트 검
동글동글한 밤_양재은가을이 되면, 유독 생각나는 제자가 있다. 내가 재직하고 있는 학교 운동장 주변에는 밤나무가 여러 그루 있다. 학생들은 쉬는 시간이면 여럿이 나와 떨어진 밤을 줍곤 한다. 밤을 보는 학생들의 눈은 반짝거린다. 그러다 큰 밤알 하나라도 찾으면 보물을 찾은 듯 기뻐한다. 나는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곤 했다. 어느 날, 한 아이가 내게 오더니 “선생님”하곤 아무 말 없이 손에 밤 세 알을 주고 갔다. 그러더니 조금 있다가 다시 와 “이게 큰 거예요.”라고 말하며 밤을 하나 더 주는 것이다. 내게 준 밤 크
서점에 가면 여행 서적 코너에 꼭 들른다. 책장 가득 채운 책들이 모두 ‘여행’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담긴 내용은 각양각색이다. 여행지부터 다양하다. 국내 여행, 유럽 여행, 동남아 여행, 아프리카 여행, 섬나라 여행…. 여행을 떠나는 이유도 수십 가지. 쉬고 싶어서, 삶의 의미를 찾고 싶어서, 요리를 배우기 위해서 등등. 어떤 여행이든 여행이 좋은 건, ‘새로운 무언가’를 느끼거나 만나게 된다는 점이 아닐까.색다른 여행을 다룬 책이 있다. 한 달 전 완결한 만화책 시리즈 이다. 이 책을 처음 보았을
가 태어나던 해에 아이폰3G도 세상에 왔습니다. 손바닥만한 스마트폰에 들어 있는 다양한 기능은 우리 삶의 방식을 급격히 바꿔 놓았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 중 4,000만 명 이상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니, 디지털 시대를 연 것입니다.그러는 사이에, 읽고 볼 콘텐츠들이 종이 위에서 모니터로 옮겨가 잡지 산업은 사양길을 걸어야 했습니다. 스마트폰에 독자를 잃은 많은 잡지사들은 휴간을 하거나 아예 문을 닫았습니다. 매달 80,000부씩 발행한 도 한때는 월 20,000부로 줄이는 아찔한 시기가 있었습니다.깜깜한 터
case 1 ‘만남의 끈’2년 전,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저는 32년 간의 교직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명예퇴직을 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10여 년은 진로진학상담부장을 담당하며, 온 마음으로 학생들의 미래와 진로에 대해 함께 고민했기에, 종종 졸업한 제자들에게 안부 인사가 올 때면 참 반가웠지요. 그중에 유독 기억에 남는 제자가 있었습니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학생이었어요. 선생님이 되고 싶었지만, 시험에 연이어 두 번 낙방하면서 자신감이 한없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교사가 되기 전 제 모습도 생각이 났기에 자주 연락을 주고받게 되
어린 시절 읽던 동화책에는 유독 ‘모험’이나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이 많았다. 가령, 토끼가 곰 친구를 찾아 멀리 떠나는 이야기는 세계 만국 어린이들 모두에게 통하는 스토리였다. 소중한 사람을,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훌쩍 떠나는 모험기. 현실에서 실현이 어렵긴 하지만, 동화책에만 나오는 이야기는 아니다. 올해 여름, 치솟은 항공료와 까다로운 입국 절차를 뚫고 한국으로 모험을 떠나온 이들이 있었다. ‘한국 문화’를 연결고리로 온라인에서 사귄 한국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온 ‘가다, 바라켓, 찬드니, 빠룰, 모린
사람마다 마음에 그리는 ‘추석’의 모양은 다양합니다. 누군가는 가족과 함께 만날 날을 생각하며 설레고, 누군가는 보고 싶은 이를 떠올리고, 누군가는 추억에 잠길 것입니다. 여러분이 그리는 추석은 어떤 모습인가요?부자가 된 기분이에요! 8살, 정지운추석이 되면, 고흥에 사시는 할머니 집에 간다. 사촌 동생 지은이, 민우 형도 만날 수 있고, 삼촌, 이모 등 모든 가족이 모인다. 그러면 꼭 부자가 된 것 같아 신이 난다. 다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게임도 하고, 숨바꼭질도 하고 재미있게 놀다 보면 밤이 된다. 저녁에는 하늘에 정말
에블린 은들로브 Evelyn Ndlovu 짐바브웨, 초중등교육부 장관“누구든지 마음의 세계를 배울 수 있는 교육제도를 만들겠습니다” 제가 이번에 한국을 처음 방문해서 교육, 경제, 사회, 종교 등 발전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발전의 바탕에는 깊이 사고하는 마인드와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월드 캠프를 통해 배운 많은 것들을 짐바브웨에 그대로 적용해보고 싶습니다.특히 국제청소년연합의 뿌리인 마인드교육은 우리나라에도 꼭 필요합니다. 귀국하면 마인드교육을 어떻게 진행해갈지 제일 먼저
#강연 마음의 세계를 보다월드캠프를 들여다보면, 모든 프로그램들이 ‘마음의 변화’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중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국제청소년연합 설립자인 박옥수 목사의 마인드 강연이다. 성경에 나타난 지혜를 바탕으로 ‘사고력’ ‘자제력’ ‘교류’를 핵심 가치로 가르치고 있는 그는, 치열하게 급변하는 경쟁 사회 속에서 자신의 내면 세계인 마음을 들여다보게 해준다. 그 강연을 들으며 참가자들은 인생의 참된 가치와 행복을 발견하고 삶의 분명한 목적을 설정할 수 있는 계기를 얻는다.또한 사회 각 분야를 이끌고 있는 리더
한여름을 뜨겁게 달구는 세계인의 축제 ‘월드캠프’가 3년 만에 다시 열렸다. ‘코로나’라는 장애물과 개인적 사정, 하늘 높이 치솟은 항공료를 모두 뛰어넘고 60여 개국에서 참석한 3,500명이 한국 땅을 밟았다. 25주년을 맞아 부산 벡스코에서 7일간 진행된 행사에는 강연, 공연, 포럼, 체험, 투어, 컨퍼런스 등 보고 배울 프로그램으로 가득했다. 캠프의 주제 ‘The World Connected’처럼, 청소년들은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더 넓은 시각과 더 깊은 마음의 세계를 배웠다.“내년엔 아내와 함께 다시 참석하고 싶습니다”요
인터뷰를 약속한 청년 농부 이지명 씨가 토마토 농장 사진을 보내왔다. 잘 익은 과실 하나에는 농부의 땀과 애정이 담긴다. 뙤약볕을 견디고, 새벽이슬 맞으며 과실을 살피는 농부의 한 시절이 담긴다. 사진 속 잘 익은 토마토가 청년이 보내온 그 시절을 말하는 듯했다.“모든 농사가 그렇듯, 토마토 농사를 짓기 위해선 농부가 무척 섬세한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토마토 모종을 심는 것부터, 잘 키워내 수확하기까지 그 모든 과정에서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보살펴야 하죠. 토마토를 보면 볼수록 사람도 그와 같다고 생각해요. 홀로 자라나
한 사람의 역사는 100년 내외로 막을 내린다. 하지만 그 사람 곁에 있던 나무, 그가 다니던 골목은 수백 년의 역사를 품고 이어져 내려온다. 그리고 세월의 흔적이 담긴 장소 혹은 물건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색다른 영감을 전한다. 바다와 낭만의 도시로 알려진 부산에는 바다와 화려한 빌딩뿐만 아니라 ‘과거의 얼굴들을 만날 수 있는 장소’가 많다. 해방 전후의 흔적들부터, 한국전쟁 당시의 절박함과 애환, 함께 살아갔던 정情이 골목 골목에 깃들어 있다. 삶의 흔적이 담긴 부산 곳곳의 장소를 따라, 여행을 떠나본다.
“밥 먹언?”“무사 맨날 늦엄시니?”얼마 전, 뜨거운 관심 속에 막을 내린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나오는 대사이다. 생생한 제주어의 말맛을 담은 이 드라마는 생소하고 낯선 제주 사투리를 우리와 가깝게 만들었다. 제주 사람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사투리를 제대로 구사해내는 배우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가 하면, 잘못된 표현에 대해선 아쉬워하는 등 열띤 토론을 나누는 풍경이 그려지기도 했다. 유네스코가 소멸 위기 언어로 지정했던 제주어가 최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언어에는 그 지역의 문화, 역사, 정신이 모두
‘우연의 가치를 아는’배우 류준열 류준열 배우는 예능 PD들 사이에서 ‘프로배낭러(배낭여행을 좀 아는 사람)’로 꼽힌다. 2019년에는 JTBC의 예능 프로그램인 ‘트래블러’에 출연했는데, 그가 여행을 즐기는 모습이 화제가 되었다.류준열식 여행법은 자유롭고도 편안한 여행으로 통한다. 그는 단출한 옷차림으로, 가이드북에 의존한 채 이곳저곳을 유유히 돌아본다. 즐거울 때는 ‘즐겁다’고 말하며 감탄을 아끼지 않고, 계획대로 되지 않는 순간도 덤덤하게 받아들인다. 우연이 주는 인연과 행운 혹은 실망마저도 모두 여
코로나19가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면서 일상이 조금씩 자리를 되찾아가고 있다. 온라인으로 수업하던 학교들이 대면 수업을 시작했고, 방역 조치 완화의 영향으로 5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보다 90만 명 이상 늘었다는 기분 좋은 뉴스가 흘러나온다. 또한 신작 영화가 개봉 21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넘는 등 극장가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하늘길이 다시 열려 국외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런 사회적 흐름 속에서, 종교계 또한 코로나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자 온오프라인 모임을 병행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기마다, 사람마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정연주 작가의 경우, 그 이유가 음식이라고 말한다. ‘한없이 먹는 것을 생각하며 돌아다녔던 자신의 미식 여행 기록’을 책으로 출판해 미식 여행의 다채로운 즐거움을 전하며 사는 그를 만나본다. Q. 미식 여행, 생각만 해도 즐겁습니다. 하지만 음식은 여행 중 일부로 여기는 경우도 많은데요. 특별히 ‘음식’에 여행의 방점을 두는 이유가 있는지요?제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 같은 장소로 떠나더라도, 떠나는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보고 싶어 하는지에 따라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