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이맘때쯤 전 세계의 도시와 마을들은 화려하게 단장한다. 빨강, 초록의 알록달록한 조명과 거대한 트리장식들, 거리에 가득 울려 퍼지는 캐럴과 구세군의 종소리…. 한껏 멋있게 꾸며진 곳은 ‘셔터 본능’을 자극하는 핫플레이스가 되고, 연말의 분위기까지 더해져 곳곳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국가와 인종을 넘어 크리스마스는 축제가 분명하다.크리스마스가 축제, 연휴, 이벤트의 성격이 강해질수록 아쉬운 건 크리스마스에 담긴 진정성이 사람들 마음에서 희미해지는 것이다. 원래의 크리스마스Christmas는 영어로 ‘그리스도Christ
아침에 뜬 해가 중천에 올랐다가 내려가듯이, 누구든 태어나면 성장의 정점을 찍고 점점 늙어간다. 현대 의학과 과학은 노화와 질병을 극복할 연구를 해서, 탄생과 죽음 사이의 거리를 더 늘려보려고 노력한다. 생로병사를 피할 길 없는 사람들처럼, 도시도 성장기, 전성기, 소멸기의 과정을 수없이 반복한다. 그 도시에 요즘 ‘재생’이란 키워드가 붙으면서 여러 방안이 생겨나고 있다. 도시재생의 좋은 사례 중에, 브라질의 쿠리치바는 빼놓을 수 없다. 그곳에는, 아픈 도시를 살아 숨쉬게 해준 건축가 출신의 전前 시장 자이메 레르네르Jaime Le
오늘날 ‘중동의 화약고’라 불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첨예한 대립과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강경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수천 발의 미사일로 기습 공격을 하면서 시작된 전쟁은 아직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왜 서로를 존중하며 평화롭게 살 수 없는가?세계 3대 유일신 종교인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성지요, 온 인류에게 평화와 이웃 사랑의 요람이어야 할 팔레스타인 지역이 지금은 왜 증오와 전쟁, 파괴와 살상의 땅이 되었을까? 국제 정세를 흔들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근본적으
잔잔한 감동을 주는 영화 한 편이 있다. 꿈과 사랑에 대한 도전, 가족애를 애니메이션으로 흥미롭게 풀어내서 엄마들이 아이에게 보여주러 극장에 갔다가 감동을 받고 온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힐링이 되며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다양한 인종이 얽힌 이민사회 그려내‘엘리멘탈’은 유명 애니메이션 기업 ‘픽사’가 만든 작품이다. 극장 상영 후, 디즈니 플러스에 공개되어 5일 만에 2,640만 뷰를 달성하였다. ‘엘리멘탈’은 올해 한국 영화관에서 꾸준한 흥행몰이를 해고, 이에 지난 5월 제76회 칸 영화제에서 폐막작으로 상
“한국-에티오피아 수교 60주년, 감사와 희망 전하러 간 청년들…” 온라인 기사 제목을 클릭하니 11명의 한국 청년들이 큰 현수막을 손에 쥐고 웃고 있다. 들여다보니 ‘셀람! 해피오피아’라고 적혀 있다. ‘에티오피아에 행복을 전하겠다’는 뜻이란다. 이들의 행보는 두 가지로 나뉘었다. 한국 전쟁 참전용사에게 감사를 전하는 것. 또 하나는 에티오피아 청소년과 문화교류의 장을 만드는 것. “참가자들은 웃고 울며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얻었다는 소회를 밝혔다.”기사의 마지막 문장이 궁금증을 유발했다. 그 추억 속에 무엇을 담아 왔을까? 각기
여섯 살인 지원이는 올해 봄에 초등학생이 되었습니다.지원이는 매일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에게 자랑합니다.“엄마, 오늘은 급식에서 초코 케이크가 나왔어!”“엄마, 오늘은 짜먹는 요구르트가 나왔어!”“엄마, 오늘은 타코야끼가 나왔어!”수업 시간은 재미가 별로 없는데,매일 친구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학교생활이 즐겁답니다.하루는 감기로 열이 나서 하루 쉬어야 했던 날이었습니다.“엄마, 급식 용지에 적힌 분홍 글자를 봤지? 오늘은 맛있는 거 나오는 날이야!”지원이는 주변의 만류에도 기어이 등교했습니다.기다림은 설렘을 동반합
최근 국가보훈부는 경기도 양평군 지평리 남한강변 자전거 도로에 3,421미터 구간을 지정해 ‘몽클라르의 길Road of Ralph Monclar’이라고 이름하였다. 사시사철 평화롭고 고즈넉해 나들이 코스로 알려진 그곳에 이국적인 이름까지 생기니 사람들의 관심이 더 모아지고 있다. 길 이름의 주인공은 6.25 전쟁 때 프랑스 군부대를 이끌고 온 랄프 몽클라르 장군. 도로의 길이는 참전한 프랑스군 연인원 3,421명을 상징한다.프랑스군은 특히 지평리 전투에서 전쟁을 승리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만약 그때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빨갛고 노란 단풍이 여기저기서 늦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바쁜 일상에 쫓겨 자칫 자연이 선사하는 감성조차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잠시 늦가을의 정취를 감상하면서 마음을 가다듬어보자. 멀리 나가지 않아도 ‘숲멍’을 즐길 수 있는 전국 대도시의 힐링 스폿을 소개한다.왕의 정원을 거닐다, 4대 고궁서울 중심가의 4대 고궁은 가을 풍경을 느끼기에 최고의 장소이다. 올해는 11월 5일부터 15일까지가 단풍의 절정이라고 한다. 경복궁은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서 북악산과 인왕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앞쪽으로는 정문인 광화문과
우리는 매일 기다림 속에 하루를 산다. 약속 시간을 기다리고,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반가운 누군가가 찾아와 주기를 기다리고…. 늘 하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가장 어려운 일이 기다림이 아닐까. 상대가 약속 시간에 조금이라도 늦으면 마음이 불편하고, 신호등이 바뀌었는데 앞차가 0.5초라도 늦게 출발하면 경적을 울린다. 주문한 지 30분이 채 안되었는데 배달음식이 언제 오는지 전화로 독촉하고, 엘리베이터에서도 자동문인 줄 알면서도 ‘닫힘’ 버튼을 재빨리 누른다. 일에 있어서도 성과가 금방 나타나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목
‘사과’로 얻은 명성, 현대 미술의 아버지‘사과’ 때문에 실패한 인생이라는 말을 주변에서 듣던 화가 폴 세잔. 지금은 그의 ‘사과’가 현대미술의 꽃을 피웠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남들에게 인정받지 못해도 묵묵히 자신만의 보폭으로 ‘사과’를 화폭에 담았던 폴 세잔의 그림을 눈여겨 보자.폴 세잔법학도에서 화가의 길을 선택한 그는 19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프랑스의 화가다. 인상주의의 중심에 서 있었고, 하나의 완성된 그림에서 여러 시점을 동시에 표현하여 입체파의 시작을 열었다. 대담한 색채사용, 혁신적인 원근법 사용, 기하학적인 형태와
선교사로 온 호모 헐버트 박사한국인보다 한글을 더 사랑했던 외국인이 있다. 미국에서 온 선교사 호모 헐버트 박사이다. 그는 한국인들보다 먼저 한글의 가치에 눈을 떴다. 그는 한글과 세종대왕에 대해서 연구했고, 띄어쓰기와 문장 부호를 도입하여 더 읽고 쓰기 쉽게 한글 체계를 정리했다. 분명히 푸른 눈을 가진 외국인이지만, 요즘엔 한국사 검증 시험 문제에도 출제될 만큼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자 은인이 됐다. 또한 그는 미국 곳곳을 다니며 평생 한글을 알린 최초의 한글 홍보대사이기도 했다.한국 근대문명의 선구자가 될
3인의 지도자에게 배우다사람은 일정한 가치와 세계를 지향한다. 하지만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유연성과 소통 능력이 없다면 가치관은 아집我執으로 굳어 다른 의견에 쉽사리 날을 세우게 된다. 국가를 이끄는 리더가 그러하다면 그 칼날은 더욱 날카로울 것이다. 한 시대를 혼란에 빠뜨린 지도자의 불통의 순간을 역사에서 포착해 본다.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그리스 신화에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이야기가 나온다. 영웅 테세우스가 물리친 악명 높은 도둑 중 하나였던 프로크루스테스는 지나가는 나그네를 붙잡아 자신의 집에 있는 철로 만든 침대에 눕혔다
가끔 순우리말의 어여쁨과 정겨움을 발견하고 감탄할 때가 있다. 어쩌다 시집을 읽거나, 우연히 걸으면서 간판을 보다가 저 단어가 우리말 같은데 무슨 뜻일까 궁금했던 적이 누구에게나 있을 법하다.내가 충청도에 갈 일이 생긴다면 꼭 들르고 싶은 카페가 있다. ‘해어름 카페’라는 특별한 이름 때문이다. ‘해어름’이 뭐지? 정확한 의미를 찾아보니 ‘해 질 녘’을 나타내는 순우리말 ‘해거름’의 충청도 방언이란다. 그 카페는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에 있다고 하는데 아직 직접 찾아갈 기회는 없었다.예전에 근무했던 학교에서 가장 인기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세종대왕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을 것이다. 나라의 근본이 백성에게 있음을 알던 세종은 아버지인 태종이 훈구 세력과 외척을 물리치고 다져놓은 왕권 위에서 자신이 해나가야 할 시대의 과제를 면밀히 파악하고 있었다. 왕좌에 있었던 32년간 학문, 제도, 국방, 과학 등 국가 전반에 다양한 분야로 민본주의의 기틀을 만들었다. 한글은 세종대왕이 품은 ‘애민정신의 절정’을 보여준다.인권 존중과 복지정책으로 시대를 앞서가다세종대왕은 역사적으로 보기 드물게 생각이 깨어 있는 지도자였다. 그는 세속적인 추앙을 받고 싶지 않았다.
요즘 서늘한 바람결에서, 붉게 물들어가는 산빛에서 가을을 느낀다. 10월은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기에 가장 좋은 때이다. 등반 관련 전문 지식이 없고, 등산의 경험이 적은 평범한 사람도 이때가 되면 히말라야로 트레킹을 간다. 높은 산을 오르내리는 경험을 통해 우리는 삶을 더 풍족하게 하고, 생각과 정서의 뜰까지 넓혀갈 수 있다.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히말라야 트레킹9월~11월은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히말라야로 모여드는 시기다. 우기인 6월~8월에는 산 아래쪽에서 비, 위쪽에서 눈이 매일 내리기 때문에 안개가 끼고 길이 위험해 현
최근 이탈리아 동북부 해안에 조개를 잡아먹는 ‘푸른 꽃게’가 출현해 이탈리아 정부가 골치를 앓고 있다고 한다. 원인은 수온 상승으로, 원래 북미 대서양 연안에 서식하고 있던 푸른 꽃게가 몇 년 전부터 이탈리아 지중해 연안으로 유입된 것이다. 얼핏 보면 우리나라에는 없어서 못 먹는 귀한 ‘꽃게’가 천대를 받는 것 같지만, 수십억 원의 예산을 써가면서까지 보이는 족족 잡아 없애는 이유는 이탈리아 나름의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골칫거리 푸른 꽃게로 위협받는 이탈리아 수산업한 마리의 무게가 1㎏까지 나가는 푸른 꽃게는 먹성이 매우 좋다. 날
“한국 사람들은 남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고, 10대에는 학업, 20대에는 취업, 30대에는 사회적인 안정 등 어떤 관념에 맞춰서 살려는 게 강해 보여요.” 어려서 독일로 이민을 가서 20년 만에 고국 땅을 밟은 지인이 얼마 전에 만나서 해준 말이다. 많은 사람이 사회적 기준에 자신을 맞추느라 가슴속의 꿈과 열정을 묻어놓고 산다. 영화 ‘위대한 쇼맨’은 이렇게 사회적 통념에 눌려 산 사람들이 꿈을 찾아가는 희망의 이야기이다.오, 이것은 가장 위대한 쇼! Oh, this is the greatest show!남성처럼 수염이 더부룩한 뚱
(예루살렘=데일리투머로우)박법우 기자=예루살렘의 ‘이스라엘 박물관 The Israel Museum’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인 ‘책의 전당 The Shrine of the Book’.이곳에는 이스라엘 사해 이근의 쿰란에서 발견된 성경 필사본, ‘사해사본 Dead Sea Scrolls’이 전시되고 있다.‘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기록’이라 일컬어지는 성경의 가장 오래된 사본, ‘사해사본’의 발견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고고학적 발견’으로 평가되고 있다.
내놓는 책마다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김상운 작가의 《왓칭》에 이런 사례가 나온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엘렌 랭거 교수는 7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1979년에 특별한 실험을 했다. 미국 햄프셔 주의 한적한 마을을 20년 전처럼 꾸며 놓고 노인들의 몸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본 것이다. TV도, 신문도, 대화도, 소품들도 모두 1959년 당시의 인테리어로 해놓았다. 일주일간의 실험을 마친 뒤 의사들이 참여한 노인들의 몸을 검진했는데, 매우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특히 손가락 길이가 확연하게 길어져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검진을 맡
뜨거운 태양으로 굳게 닫았던 창문을 조금씩 열고 싶어지는 계절이 오고 있다. 우리는 하루에 창窓을 몇 번이나 바라볼까?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열며 한 번, 오늘 날씨를 살피며 또 한번, 때로 아무런 이유 없이 무심코 창문 너머를 바라보기도 한다. 사색에 잠길 때도, 예쁜 노을을 감상할 때도, 누군가를 기다릴 때에도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창문을 자꾸 응시한다.이번에는 창을 유난히도 좋아했던 화가,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1869~1954)를 소개하고자 한다. 앙리 마티스는 순수하고도 강렬한 색조, 단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