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초의 어느 날, ‘참외왕국’ 성주군의 김항곤 군수를 만나러 서울 서초동 터미널에서 버스에 올랐다.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나뭇가지의 푸른 순들이 봄을 알리고 있었다. 세 시간이나 달렸을까, 스마트폰을 꺼내 위치를 확인하려는 순간 벌판의 비닐하우스가 하나둘 눈에 들어왔다. “저게 다 참외 비닐하우스래요.” 한 달 전 성주에 다녀온, 동행한 취재기자의 말이었다. 드문드문 서 있던 비닐하우스는 그 수가 점점 늘어나더니 어느덧 고속도로 좌우로 빽빽이 비닐하우스의 행렬이 이어졌다. 그 행렬은 톨게이트를 지나 시가지로 접어들
지난 달 성주에서 참외농사 짓는 손인모 씨를 인터뷰하면서 그의 아들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버지의 뒤를 이어 농부의 길에 들어선 28세 청년의 비전과 의지가 궁금했다. 세계 최고의 농부가 되겠다는 아버지의 뜻을 따라, 성주 제일의 청년 농부가 되기로 결심한 손병욱 씨를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작업 도중, 손병욱 씨는 크림색 밀짚모자를 쓰고 색이 바랜 체크 남방과 헐렁한 바지를 입고 걸어왔다. 느린 사투리를 구사하지만 목에 두르고 있는 수건처럼 그의 얼굴과 미소는 하얗고 밝았다. 참외를 돌보는 그의 손놀림이 아직 능숙하진 않
전 세계 리더들이 ‘물질 중심의 성장’을 좇는 오늘날, 올바른 마인드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자국의 교육제도에 녹여내고자 힘쓰는 정치인이 있다. 에티오피아 교육부 장관 ‘쉬페라우 테클마리암’이다. 총인구 1억 중 절반이 청소년인 에티오피아! 테클마리암 장관은 그 청소년들의 교육을 위해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을까? 1970년대, 농어촌의 가난을 해소하고 생활수준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시작된 지역사회 개발운동인 우리의 새마을운동이 최근 개도국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케냐, 남아공, 몽골, 미얀마, 카자흐스탄 등
사람들은 나 하나 먹고 살기에도 빠듯한 세상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자신이 고생해서 어렵게 얻은 노하우와 비결을 남에게 쉽게 알려줄 수가 없다고 한다. 상부상조나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씨가 퇴색돼 버린 요즘이다.그런데 농부 손인모 씨는 자신의 성공 비결을 아낌없이 다른 사람과 나눈다. 그 비결은 스스로 깨친 게 아니라 남들로부터 배웠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거기서 행복을 얻는다. 탐스럽게 생긴 머스크 멜론도 아니고 뽀얀 박처럼 예쁜 허니듀도 아니고, 그저 시장어디서든 후미진 과일 가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노
“대사님과의 인터뷰를 접한 독자들이 체코를 이웃처럼 가깝게 여기길 바랍니다.” 후삭 대사에게 취재를 요청하며 보낸 편지의 첫 구절이다. 그의 답변은 명쾌했다. “우리는 이미 이웃인 걸요.” 두 시간 동안의 인터뷰 내내 한국과 체코는 역사적으로 공통점이 많을 뿐 아니라, 오래 전부터 도움을 주고받아 온 파트너라는 사실을 강조한 후삭 대사. 그가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기고문 형식으로 소개한다. 제가 체코대사로 임명된 것이 2014년 10월이니 벌써 2년 반이 훌쩍 지났습니다. 한국에서 지낸 날들을 돌아
빈부격차가 심해 가난의 대물림은 극복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당연시하는 나라 멕시코. 호세 총장은 교육의 힘으로 그 악순환을 끊고자 노력해 왔다. 그는 최근 아스테카대에 마인드학과 신설을 준비 중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내고, 인생의 난관을 극복해갈 원천적 힘은 마음에서 비롯됨을 알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브라질과 함께 중남미 국가들 중에서는 가장 큰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나라다. 세계은행World Bank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멕시코의 국내총생산GDP은 약 2조 1,944억 달러로 세계 11위에
저는 인천에서 조그만 동네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입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일교차가 심해지고 황사까지 겹치면서 저희 약국은 많은 환자들로 붐빕니다. 케이블채널이나 인터넷 등으로 누구나 손쉽게 건강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덕에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손님들은 약사인 제게 평소 궁금했던 질문들을 쏟아냅니다. “몸이 자꾸 나른한데 무슨 좋은 약이 없을까요?”라는 직장인, “남편이 허구한 날 술을 달고 사는데, 좋은 간장약 있나요?”라는 주부, “우리 애는 통 밥을 먹지 않아요! 편식도 심하고요”“우리 애는 키가 안 커요. 반에서 제
독특한 언어와 풍습을 지닌 36개 민족이 공존하며 사는 볼리비아. 팔로메케 대사는 인터뷰 내내 외교관이 꼭 갖춰야 할 가치관은 ‘존중’임을 강조했다. 하나뿐인 지구에서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은 존중이란 생각에서다. 지구 반대편 이웃나라, 볼리비아대다수의 한국인들에게 볼리비아는 생소한 나라다. 우선 지구 반대편에 있어 지리적으로 거리가 멀다. 1998년 IMF 금융위기로 주볼리비아 한국 대사관이 철수하면서 주한 볼리비아 대사관 역시 문을 닫았고, 두 나라의 외교는 한동안 단절되었다. 잦은 쿠데타와 정권교체로 볼리비아가 정치적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여성들은 누구나 학창시절 생리나 생리통으로 인한 에피소드를 하나씩 갖고 있다. 생리는 여성의 몸에 관한 다소 민감한 화제이다 보니, 드러내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평소 속에 담아두고 있던 여성의 건강에 대한 질문을 산부인과 전문의 김소은 부원장(김포 서울여성병원)의 도움을 받아 풀어보자. Q1 학교 가는 것조차 힘들어 집에 누워 있어야 할 정도로 생리통이 심한 편입니다. 진통제를 먹기도 하지만 생리 때마다 먹으면 부작용이 있을까 봐 참고 지냅니다. 생리통 때 진통제를 먹으면 부작용이 있을까요? 또
체육인에게 국가대표팀 감독은 성패를 떠나 누구나 한번쯤 오르기를 꿈꿔봤을 법한 자리다. 기량은 물론 경기의 흐름을 꿰뚫는 안목과 리더십 등에서 최고의 적임자임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웅 감독은 올해로 20년째 ‘타국’ 멕시코 양궁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다.이방인이던 그는 어떻게 멕시코에 올림픽 첫 양궁 메달을 안긴 영웅이 될 수 있었을까. 미국의 CNN 등 주요 외신이 뽑은 ‘올림픽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팀’은 과연 어떤 팀일까. 정답은 바로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이다. 1984년 LA올림픽에 첫
파라과이 대통령을 처음 만났는데 마치 오래 알고 지낸 것처럼 친근하고 따뜻하게 맞아주셨습니다.우리는 마주 보고 앉아 함께 파라과이 청소년 문제를 고민했습니다.“대통령 각하. 파라과이 경제가 점점 성장하면 사람들의 욕구가 커지고 자제력이 감소하면서 청소년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그래서 청소년들의 마인드교육이 반드시 필요합니다.”“나도 경제 발전이 가져오는 문제점과 한계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현대 정치는 문제가 많습니다. 사람 중심의 정치가 아니라 경제 중심의 정치를 합니다. 어떻게 경제가 사람보다 더 중할 수 있습니까? 나는
동남아는 최근 전세계 기업들 사이에 ‘기회의 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천연자원이 많고 인건비도 저렴하며, 농수산 자원이 풍부해 물가도 비교적 싸다. 인구도 6억이 넘어 상품시장으로서 가치 또한 높다. 그 동남아의 캄보디아에서 사업가가 될 꿈을 키워가는 젊은이가 있다. 낮에는 회사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대학에서 공부하며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만큼 바쁜 삶을 사는 임요한 씨다. 무더위도, 코 찌르는 향신료도 내 삶의 일부가 됐다 캄보디아에서 지낸 지 벌써 만 4년이 다 되어간다. 2013년 2월, 처음 캄보디아에 왔을
아르헨티나의 파란 하늘이 내가 찍은 최초의 자연이었다. 불치의 병을 앓으면서 앞날이 불투명하고 막막했을 때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바라본 웅대하고 아름다운 풍광은 내게 미래를 약속해주는 희망의 시그널과 같았다.그때 내 마음에 돋아난 사진가의 꿈은 이제 묘목의 시기를 지나 나무의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 나는 찍힌 사람도, 찍는 사람도 모두 미소짓게 하는 소박하고 따뜻한 사진을 찍고 싶다.카메라로 사람을 촬영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을 카메라 뷰파인더로 바라보고 셔터를 눌러 이미지로 변환시킨다는 의미다. 사진은 피사체의 눈빛, 미소, 입
TV는 1929년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매체다. 전세계 TV 이용자 수는 40억명으로, 휴대폰(20억 명)과 컴퓨터(10억 명) 이용자 수를 합친 것보다 많다. 기술의 발달로 적은 인력과 비용으로 손쉽게 방송국을 세울 수 있는 시대, 그러나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지며 선정적·자극적인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 공익성과 객관성이라는 언론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면서도 성장을 거듭해 온 방송국이 있다. 러시아의 TBN이다. TBN 국장 얀 볼코프가 말하는 TBN의 성장비결은 무엇일까?
문화 예술의 거리인 대학로에 자리한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의 소통공간 ‘이음센터’에서 신종호 이사장과의 인터뷰가 있었다.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10월호 취재원인 최웅렬 화백의 전시회 오픈행사에 참석해 축사해주는 자리였다.“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과 조금 다른 만큼, 외부에 대한 반응 또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저와 같은 장애인들이 예술에 대한 마음 속 깊은 열정을 제약 없이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인 이곳에서 큰 빛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열정이 엿보인 그의 메시지를 듣는 순간, 신종호 이사장 역시 신체 조건을 훌훌 털고 지금
마닐라에는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피보다 진한 형제애를 가진 세 남자가 살고 있다. 첫째 홍정기, 둘째 고윤석, 셋째 박주호. 이들의 공통점은 굿뉴스코 해외봉사로 필리핀에 다녀왔다는 것이다. 이들이 연어처럼 필리핀으로 되돌아와 삶의 터전을 잡은 이유가 궁금해진다. 이번에는 셋째 박주호 씨를 마닐라에서 직접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Q. 안녕하세요! 저는 필리핀에 처음 왔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생각보다 덥지 않네요. 이곳에서 만나 뵙게 되어서 더 반갑습니다.(그는 취재 일행을 위해 자정 무렵 공항까지 마중나왔다.)네, 오시느
굿뉴스코 해외봉사단원들은 파견국에서 현지인을 위한 봉사활동은 물론 한국어와 드라마, 영화 등 한국 문화를 알리는 민간외교관으로 활약하고 있다.멕시코 굿뉴스코 단원들이 주멕시코 전비호 대사를 만났다. 36년 동안 외교관으로 활약한 그는 내일의 외교관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어떤 조언을 들려주었을까? 미국의 외교 전문지 는 지난해 미국 내 국제관계학 학자 1,615명을 대상으로 재미있는 설문을 실시했다. ‘지난 50년간 국무장관을 거쳐간 사람들 중 가장 훌륭하
리더스컨퍼런스에 참석한 시에라리온 공화국 민카일루 바Minkailu Bah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학생들에게 어니스트 바이 코로마Ernest Bai Koroma 시에라리온 대통령의 연설의 일부를 들려주었다.“우리는 새로운 다이아몬드를 찾았습니다. 바로 청소년입니다. 저희는 그들을 위해서 죽음도 무릅쓸 것입니다.”대통령의 연설처럼 민카일루 바 장관은 ‘시에라리온에서 청소년들이 중요한 중추 역할을 해내고 있다’며 ‘시에라리온 청소년은 더 이상 미래의 리더가 아니라 현재의 리더’라고 말했다.민카일루 바 장관은 리더스컨퍼런스에 참석한 학생들
리더스컨퍼런스 행사 둘째 날, 시에라리온 교육과학기술부 민카일루 바Minkailu Bah장관을 직접 만나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피드백을 받는 시간이 있었다. 민카일루 바 장관은 인터넷과 책으로만 보았던 시에라리온 청소년들의 무기력한 모습과 달리 ‘많은 시에라리온 청소년들이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하고, 소년병 시절의 죄의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등 많은 노력을 해오고 있다’며 ‘청소년들은 더 이상 미래의 리더가 아니라 현재의 리더이다’라고 말했다. 그 순간 우리가 안다고 생각했던 시에라리온 청소년들의 모습이 전부가
리더스컨퍼런스의 전반적인 행사를 기획하는 컨텐츠 기획단에 처음 참여했을 때, 기획단 단장님은 ‘여러분이 각 팀의 나라장이 될 텐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원들과 마음을 교류하고 함께하는 것입니다’라며 소통과 협력을 강조했다. 사실 난 사람들과 부딪히기 싫어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하는 그룹과제 혹은 팀플과 같은 활동이 시간적으로 굉장히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단장님이 말하는 ‘리더의 자세’를 받아들여보기로 했다.시에라리온 팀의 팀장이 되었을 때, 혼자서 다 해버리는 나의 성향을 잠시 접어두고, 발표, PPT 및 기획안 작성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