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학부모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된 학습법이 있다. 연세대학교 소아정신과 신의진 교수가 쓴 라는 책에 나온 ‘느림보 학습법’이다. 당시 혁신적인 육아 관점을 보여준 이 책은 조기교육이 아이들을 얼마나 망치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아이가 즐겁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해주었다.나도 그런 면에서 저자와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학부모님들과 상담할 때 이 책의 내용을 자주 언급했다. 평소에 ‘우리 아이가 뒤처지고 있지않을까?’ 근심했던 부모님
두 해 전, 내 나이 48살이 되었을 때 앞으로의 24년을 어떻게 살지 생각해 보았다. 최근에 종아리 근육이 파열된 뒤로는 잘 하지 않지만, 전에는 일주일에 두세 번은 8킬로 정도를 뛰었는데, 워낙 달리는 속도가 느리니까 뛰는 동안에 생각할 시간이 많았다. 나에게 24는 의미 있는 숫자다. 태어나서 24살까지, 그로부터 24년이 지난 48살까지 내 삶은 둘로 선명하게 나뉠 수 있다. 그래서 앞으로의 내 삶도 편의상 24년으로 잡아보았다.태어나 24살이 되기까지 나는 별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았다. 무엇이라도 잘 해 보고 싶은 욕심이
내가 수원교도소에서 성경 공부를 할 때의 일이다. 밤이 아주 깊어 12시 가까이 되었는데 전화가 왔다.“여보세요?”“목사님, 저 65번 김경자예요.”“아, 자매님. 지금 어디서 전화하는 거예요?”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던 한 부인이 밤 12시가 되어 나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교도소 안에서는 그 시간에 전화를 할 수는 없기에 지금 어디냐고 물었다.“저, 청량리역 앞에 있어요.”그 부인이 수감되어 있던 교도소에는 남자와 여자가 따로 분리되어 있었다. 한번은 내가 여자 교도소에 가서 재소자들에게 마음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때 많
회사는 업무 경험이나 능력이 없는 신입보다, 바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경력사원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인턴 제도와 같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직장과 일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구직자들에게 제공해주며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구직자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취업을 하면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미리 탐색해서 준비할 수 있고, 때로는 취업을 앞당길 수 있으며 입사 후에는 빠르게 회사에 적응할 수도 있다.입사하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미리 학습한다는 것은 매우 좋은 기회라고 본다. 회사를 다
‘마음의 고수’ 조조는 어떻게 과일도둑을 잡았나?삼국지의 주인공 중 조조는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감각이 남달랐다. 그의 저택 정원에는 비파나무가 한 그루 있었는데, 그 열매 맛이 독특해 조조가 심히 아꼈다. 한가할 때면 비파 열매를 세어보는 것이 조조의 낙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깜짝 놀랄 사건이 벌어졌다. 비파 열매 두 개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 아닌가. ‘내가 그토록 애지중지하는 비파에 누가 감히 손을 댄단 말인가!’ 이를 틀림없이 내부, 그것도 가족이나 측근이 아니라 아랫사람의 소행이라고 판단한 조조는 범인을 잡을 기막힌
평소에는 깨우면 조금 더 자겠다고 투정을 부리는 막내 녀석이 오늘은 “소풍 가야지?”하니까 금방 일어난다. 어디로 소풍을 가는지 두세 번 물어봤는데, 내가 건성으로 들어 기억나지 않았다. 한 번 더 물었다가는 “아빠, 이미 다 말했잖아요.”라는 소리를 들을 것 같아서 더 묻지는 않았다. 아이는 일어나 준비를 한 뒤, 김밥이 든 도시락을 확인하고 “다녀오겠습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학교로 갔다. 소풍 때문에 들뜬 아이의 모습을 보니 신기했다. 코로나로 소풍이 중단되어, 아이들이 흙냄새를 맡거나, 시큼해지려는 김밥을 먹거나, 나뭇가지
올해 나는 사랑스러운 둘째 딸을 낳았다. 내가 몸조리하는 동안, 친정엄마에게 첫째 아들을 부탁드렸다. 얼마 후,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여보세요?”“지영아! 다른 애들은 야채, 고기 가리는 것 없이 잘 먹는데, 예성이는 왜 이렇게 밥을 안 먹냐? 애가 너무 말랐어. 키도 작고. 네가 식습관을 잘못 잡은 것 아니야? 어릴 때 고기 이유식을 잘 안 만들어줘서 그런 거지? 예성이 보다가 내가 진이 빠지겠다….” 한참 동안 같은 내용의 잔소리가 이어졌다. 순간, 울컥하는 마음이 일었다. ‘나도 몸이 안 좋은데, 엄마는 꼭 나한
최근에 사회면 뉴스를 훑다가 훈훈한 기사를 보았다. 한 연예인이 길을 가다가 사고로 쓰러져 있는 사람을 발견하고 즉시 달려가 군대에서 배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는 내용이었다. 그 연예인은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누구라도 그 장면을 보았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기사를 본 사람들이 그의 답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그 시간이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다. ‘골든타임Golden Time’은 치명적 손상을 입은 후, 1시간 안에 결정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학용어 ‘골든아워Golden Hour’에서 나온 말이다.
아버지는 사람을 보시는 눈이 그리 없습니까?전해져 내려오는 옛 이야기입니다. 나라에서 존경받는 어느 정승이 자식이 없어 늘 적적하게 지내다가 뒤늦게 부인이 아이를 가졌습니다. 그 소식이 궁궐에도 알려져 임금님이 정승 부인을 위해 특별히 보약까지 하사해 주었습니다. 정승 부인은 늙은 나이에 어렵게 아들을 낳았고, 정승은 기쁨에 겨워 어쩔 줄 몰랐습니다.그런데 아이가 자라면서 뭔가 모자란 듯했습니다. 밖에 나가면 늘 동네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들어왔습니다. 열일곱 살이 되어 장가갈 나이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철없이 굴었습니다. 정승이
“안 될 줄 알았는데 해냈다. 힘들었지만 큰 성과를 냈다.”라는 말처럼, 이런 즐거움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즐거울 때는 대체로 편하지 않고, 편할 때는 대체로 즐겁지 않다. 업무도 마찬가지이다. 편한 일을 위주로 하다보면 쉽게 나른해지고 보람을 느끼기도 어렵다. 이에 비하여 즐거운 일은 힘은 들었지만 해냈다는 성취감과 결과로부터 오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먼저 편안함을 포기할 수 있어야대다수의 사람들은 즐거움과 편안함, 둘다 갖고 싶어 한다. 하지만 업무에서 이 감정이 동시에 존재하기는 매우 어렵다. 우리는 살아
요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가 연일 화제다. 천재적 자질을 보이는 자폐인 우영우로 인해 자폐아와 그 가족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자폐 중에 천재인 경우는 1%에 불과하며 현실의 가정은 드라마 상황과 많이 다르다. 이 글을 쓴 민섭 엄마도 아들의 병명조차 몰라 애태운 시절이 있었고 불치병 판정을 받으면서 한때 절망하기도 했다. 그런 아들을 두고 엄마는 힘들지만 위대한 걸음을 내딛는다. 우리 아이는 정상이라는 믿음을 실제 삶에 구현하는 길을 선택했기 때문이다.아들이 원래 정상아인데 지금 자폐아처럼 행동한다고 본 그
사법시험 1차를 준비할 때, 새벽 일찍 지하철을 타고 와서 마아가린에 구운 노점상 토스트로 아침 식사를 하고 시립도서관으로 향했다. 날이 밝지 않아 잘 보이진 않아도 나는 그 길에서 라일락 꽃들이 뿜어내는 향을 맡는 게 정말 좋았다. 계속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향은 곧 사라졌지만, 보라색 향이 내 몸과 마음에 스며들어 상쾌한 기분을 가질 수 있었다.날씨가 어두울 때면 들어오는 생각들이 있었다. 가장 컸던 것은 내가 지금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건가였다. 신림동 고시촌에 들어가서 기약도 할 수 없는 공부를 할 만한 자격
인생의 참 행복은 마음이 느낀다. 안타깝게도 세상에는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이유는, 마음 안에서 불행만 찾아다니기 때문이다. 성경은 사람들의 마음을 복된 곳으로 이끌어 주는데 아직 성경을 잘 몰라서 불행 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성경에는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불행에서 행복으로 바뀌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많다. 그 가운데 한 아가씨가 어떻게 마음을 불행에서 행복으로 바꾸었는지 소개하려고 한다. 불행한 삶에서 벗어날 수도 없고, 도망칠 수도 없었다고대 시리아에 전쟁 포로로 잡혀온 한
필자가 어렸을 적에는 한 마을에 아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이 어울려 살아왔다. 같은 환경 속에 지내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과 익숙해지고, ‘우리는 하나다’라는 마음을 가지며 공동체 생활을 해나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의견과 가치관은 비슷해져 갔으며, 서로 다른 의견에 논쟁이 있을 때도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이 있었다.하얀 도화지에 많은 색을 담자미국의 인터넷 쇼핑몰인 ‘아마존’은 고객의 취향을 파악해서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한다.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에서도 알고리즘을 활용해 고객이 시청했었던 것과 비슷한 콘텐츠를
한여름을 잘 보내는 방법 중 하나가 해수욕이다. 뜨거운 모래사장과 출렁대는 바닷물을 오가며 해수욕을 즐기다 보면 무더위도 멀리 달아나버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름철에 푸른 산보다 바다를 더 선호한다. 하지만 피서객들이 돌아간 뒤의 바다는 쓰레기로 심한 몸살을 앓는다.최근에 지구 환경문제를 논하면서 해양 쓰레기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기사들이 많다. 미국의 비영리 NGO인 ‘퓨 자선신탁Pew Charitable Trusts’이 2020년에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이 연간 약 1,100만 톤이라고 한다.
“목사님, 저는 너무 불행해요. 많은 친구들이 학교에서 엄마 이야기를 자주 해요. 하지만 저는 지난 10년 동안 친구들에게 엄마 이야기를 하지 못했어요. 혼자서 ‘엄마’라고 수없이 불러보았어요. 그런데 대답해 줄 엄마가 없어요. 아홉 살 때부터 10년이 넘도록 말이에요. 나보다 공부를 못하고 나쁜 친구도 다 엄마가 있는데 나는 없어요. 친구 엄마는 속옷도 사주고 화장품도 사주고 백화점에 데려가 쇼핑도 하고 식당에도 같이 가요. 그런데 나는 왜 엄마가 없어야 하죠? 엄마가 보고 싶어서 울 때가 너무 많아요. 혼자 방문을 잠그고 울어요
어렸을 때, 동네에서 조금만 나가면 바다가 있었지만, 해수욕은 할 때엔 좋아도 하고 나면 모래를 털어내고, 어딘 가에 가서 몸을 씻고 집까지 오는 것이 귀찮았다. 대신, 우리는 좁은 흙길을 걸어 올라가 개천에서 물놀이를 자주 했다. 거기에는 작은 둑이 있고 수심이 늘 일정해서 어른들이 안심하고 우리를 보낼 수 있었다. 가끔씩 건너편 양계장에서 흘러온 오물들이 떠다녔지만, 개천에 몸을 넣었다 나오면 샤워한 것으로 쳐서 다시 씻을 필요가 없었기에 우리는 간편한 개천 물놀이를 더 좋아했다. 수영복이 따로 없는 것은 당연했다. 그냥 반바지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1989년, 오리온 초코파이는 우리에게 정情이라는 컨셉을 담은 CM송을 선보였습니다. 오랜 여운을 남기는 이 노래는 많은 사람들에게 불리며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를 자신있게 외치던 초코파이 광고는 23년 만에 정 반대의 내용으로 우리를 다시 찾아왔습니다. ‘말하지 않으면 몰라요. 정情 때문에 못한 말, 까놓고 말하자!’ 광고의 문구가 180도로 바뀌었습니다. 문구 그대로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를 향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세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 중 하나로 ‘평등’이 자주 거론된다. 평등은 상당히 멋지고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 자연의 모든 현상은 절대 평등하지 않다. 키가 큰 나무가 있는가 하면 작은 나무도 있으며, 다년생 풀이 있는가 하면 한해살이 식물도 있다. 똑같이 시작하더라도 특성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삶도 기회의 평등은 어느 정도 가능할지 몰라도 결과는 본인의 노력 등 여러 가지 요소나 상황에 의해 늘 같지는 않을 것이다. 가끔 노력한 것보다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해서 항상 좋은 결과
“집 나가면 고생이다.”라는 말은 여행을 떠난 후 들뜬 기분이 조금 줄어들고 힘이 들거나 맘대로 안 될 때, 우리 머리에서 맴돈다. “우리 집이 최고야.”는 여행에서 돌아와 현관문을 열고 짐을 거실에 던지면서 가족 모두 이구동성으로 하는 소리다. 이렇게 우리는 늘 투덜거리면서도 또다시 떠나고 싶어 한다. 시간이나 돈이 없으면 가고 싶은 나라나 도시에 관한 책이라도 사서 본다. 알찬 여행이 되려면, 가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하고, 배우려면 사전에 더 많은 걸 알아보고 가야 한다는데, 어떤 때는 이런 말이 피곤하게 들린다. 그냥 쉬고 싶